尹정부 '가치' 외교… 미중 갈등에 중국과 마찰 불가피
국정과제서 '자유민주주의·법치·인권' 등 강조
"미중 간 선택해야 하는 상황 계속 발생할 것"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다음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인권' 등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과의 외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공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인수위는 새 정부의 한미관계에 대해선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의 전방위적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겠다"며 "경제안보, 인도·태평양 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위한 한미공조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선 "경제·공급망·보건·기후변화·환경·문화교류 등 분야 중심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 정부는 상대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발전'에 강조점을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중 간 패권경쟁이 첨예화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추후 중국과의 마찰은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 정부가 중시하는 경제안보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미 이를 예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답변을 통해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인권 등 가치에 따른 외교를 추구하면 중국과 부딪히는 부분은 '규범에 기반을 둔 질서를 지킬 것이냐, 안 지킬 것이냐'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우린 핵심가치를 추구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며 "당연히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문제를 놓고 미중 간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온다면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의 협력을 우선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의 이 같은 기조를 두고 외교가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원칙을 미리 설정한 외교정책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접근법은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에 비해 우리나라의 입지를 명확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 때문에 중국과의 마찰이 더 표면화되면서 유·무형의 견제·압력 등을 함께 받을 수 있단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미중 간 '제로섬 게임'이 지속되면서 앞으로도 양자 차원에서 선택해야 할 상황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를 최대한 미뤘지만, 새 정부에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새 정부의 외교정책 설명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준을 갖고 임하겠단 의지가 읽힌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등을 얘기하긴 했으나, 국익 개념은 모호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얼마만큼 정교하게 외교정책을 취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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