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선제타격' 위협 높이는 북한, 5월 핵실험 시기는?
새 정부 출범 이전 '권력 공백기' 도발 전례
10일 새정부 출범, 21일 한미 정상회담 계기에 메시지 효과 극대화 가능성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유사시 핵무려 선제적 사용 가능성을 반복해서 언급하면서 제7차 핵실험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핵실험의 시점이다.
군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르면 5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등 대형 정치 이벤트에 맞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0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을 비롯한 행사들을 지휘한 군 장성들을 당 중앙청사로 불러 격려하는 자리에서 "적대세력의 핵위협 등 모든 위험한 시도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열병식에서도 적대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무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발사한 '핵전술무기'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와 맞물려 그간 미국을 주로 향하던 '핵타격 위협'을 남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그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임의의 전쟁 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다양한 투발수단에 실을 수 있는 전술핵무기 개발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4년4개월여 만에 재개함으로써 '핵·ICBM 시험 모라토리엄(유예)'을 파기했으며, 현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핵실험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과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이 올해 초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지난 25일까지 대규모 열병식 준비에 군 인력을 투입했다면, 이제는 '핵 능력 검증'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은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파괴력은 확보했으나 전술핵탄두를 가다듬기 위한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기술적인 준비를 언제 마치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술이 있다면 5월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에 하는 방향을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권 교체에 따른 우리나라의 '권력 공백기'를 노려 위력 과시를 시도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새 대북정책을 구상해야 하는 새정부를 향한 일종의 시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북한은 2013년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3일 전이던 2월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윤 당선인이 취임 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5월21일 전후도 북한의 핵실험 시기 중 하나로 지목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한반도 핵전쟁' 가능성을 깊이 각인시키고 추후 협상을 모색할 수 있단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핵·미사일 도발을 연이어 실시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협상 카드'의 능력을 최대치로 확보한 후 2018년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비핵화 대화에 나섰다. 올해 북한의 행태는 2017년과 유사하며,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나 2024년 대선을 맞아 국면 전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엔 미국의 군사력·외교력·정보력을 총동원한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가 유지돼 북한이 도발을 늦출 것이란 반론도 있다. 그러나 ICBM 발사를 통해 '레드라인'(도발 한계선)을 넘고도 미국으로부터 '큰 의미 없는' 추가 제재만 받은 북한이 더 큰 도발을 통해 미국의 태도를 확인하는 모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대북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들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다른 이사국들이 모두 찬성하더라도 추가 대북제재 결의는 채택될 수 없다. 북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외교적 제재는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대북 소식통은 "현실적으로 핵실험 준비를 아무리 서둘러도 5월엔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경우 '제3의 장소'를 선택할 수도 있다"며 "실제로 그런 시설이 있을 지는 의문이지만 성사된다면 그 자체로도 큰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