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30주년인데… 차기 정부 '중국 리스크' 상당할 듯
反中 정서 고조 속 美 '한미일 협력' 드라이브… 北문제도 변수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우리나라와 중국이 올 8월로 '수교 제30주년'을 맞지만 국내 반중(反中) 정서 고조 등 다양한 변수 때문에 그 의의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이 최근 역내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견제 또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내달 9일 대통령선거에 이어 오는 5월 출범할 우리 차기 정부가 짊어질 '중국 리스크'의 무게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반중 정서는 이달 초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불거진 이른바 '한복 공정' 논란과 우리 대표 선수들이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 경기 '편파판정' 잡음 등 때문에 급격히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난 5년 간 한중관계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면서 "중국이 우릴 압박해도 큰 저항이 없으니까 중국 측은 일종의 '외교적 무력화'를 시도해왔고, 우리 국민 사이에선 그 반작용으로서 반중 정서가 팽배해졌다. 중국의 대(對)한국 외교와 우리 국민감정 사이엔 괴리가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올 초 북한이 연거푸 탄도미사일을 쏘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을 때도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에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북한을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3국 간 공조 대응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을 겨냥한 다양한 표현을 담은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 정부는 작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와 미국·영국·호주 간 안보동맹 '오커스'(AUSUS) 등 동맹·우방국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경제·외교·군사 등 전 방위로 중국 견제 전략을 펴고 있다.
미 정부가 일제강점기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을 기반으로 한 '한미일 협력'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인 인도·태평양 △대만 해협의 평화·안정 유지' 등 "누가 보더라도 중국을 겨냥한 표현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함께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러자 중국 측은 지난 15일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실린 샹하오위(項昊宇) 중국국제문제연구소 특임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한국이 미국·일본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면 한국 외교는 방향을 잃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다.
샹 연구원은 특히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에 '대만'이 명기된 데 대해선 "한국이 미·일과 함께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부정적인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의 일부로 보고 있다.
신 센터장은 이 같은 일련의 상황과 관련해 "중국은 당연히 우리나라를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센터장은 "그러나 우린 우리 나름대로의 기준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한중 양국 간에 '마찰음'이 생기더라도 일정 선까진 견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조만간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통해 경제·통상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태세여서 미중 간 마찰 또한 한층 더 격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리 정부는 작년 방한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통해 이미 IPEF 참여를 요청 받은 상태다. 미 정부는 내달 IPEF 출범에 앞서 우리 정부에도 그 준비상황 등에 대한 사전 설명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센터장은 "중국을 적대시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은 버티고 시정을 촉구해야 한다"며 "그게 외교적 상호존중"이라고 강조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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