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종전선언 노력하는데…한마디 언급 없는 北 이유는
美, 연합훈련·제재 고수하며 대화제안…北 입장 바꿀 이유없어
올림픽·韓대선 정세급변 가능성…先 카드 제시, 협상서 불리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북한의 작년 말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결과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구체적인 대남·대미메시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며 이번 회의 결과를 주시해왔지만, 북측이 대외메시지를 내놓지 않음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이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나름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외메시지를 유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우선 북한의 기본적인 입장 변화를 유도할 만한 상황 변화가 없다. 북한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이후 대만 무력사태 가능성, 3월 한국 대선 등 굵직한 이슈에 한반도 주변정세가 급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먼저 카드를 제시할 경우 향후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듯하다.
북한 조선노동당은 지난달 27~31일 닷새간 김정은 총비서 주재로 제8기 4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에서 이번 회의 결과 중 대외정책 분야와 관련해선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해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했다"고만 보도했을 뿐 그 상세한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우리 측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 조율에 대한 질문에 "이미 사실상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외교가에선 우리 정부가 북한이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종전선언에 호응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적인 대외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건 앞서 대화 재개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대북 적대정책과 2중 기준 철회'가 그대로 유지됨을 뜻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 같은 선결조건 제시에도 불구하고 연합훈련과 대북제재를 유지한 채 '북한에 대한 적대 의도가 없다. 대화에 열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만큼 북한도 추가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회의 결과에서 핵·미사일 고도화 등 한미를 자극할 만한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 상황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일단은 오는 2월 동계올림픽과 3월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 이후 상황까지는 지켜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침묵이 '노선' 전환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 고도화와 그것을 통해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기본적인 노선은 변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훨씬 보수화·강경화 된다고 읽을 여지가 많다"며 "일련의 상황에서 종전선언 얘기를 해봤자 북한이 받을 가능성은 적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합의가 끝난 종전선언 문안을 갖고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공식 제의를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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