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FFVD→CD→CVIA→CVID' 무슨 뜻…관건은 '강제성'
한미·미일회담 'CD'→G7회의 'CVIA'·나토회의 'CVID'로 강화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CVID',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표현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채택된 미국과 유럽 국가 정상들 간의 공동성명엔 "우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UNSCR)에 따라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대한 동맹의 전폭적 지지를 재차 강조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나토는 그동안에도 '북한 비핵화 목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CVID 표현이 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 주체'인 미국의 시각이 이번 공동성명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CVID는 미 정부가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때 수립한 북한 핵문제 해결의 제1원칙이지만, 북한 당국은 과거 북핵 6자회담 시절부터 "CVID는 패전국에나 강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해왔다.
이 때문인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정상회담 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CD·Complete Denuclearization)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문구가 담긴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CVI에서 '검증'(V)과 '불가역성'(I)을 뜻하는 두 수식어가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미 정부는 그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때부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란 새로운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같은 달 열린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FFVD 표현이 쓰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같은 FFVD 표현은 "'완전한 비핵화'의 뜻이 모호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감안,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기존 CVID 목표를 유지하고자 하는 미 정부의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돼왔다.
그러던 중 올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 정부가 사용하는 북한 비핵화 관련 표현에도 다시 변화가 감지돼왔다. 일례로 올 4월 열린 미일정상회담 뒤 채택된 공동성명엔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전념할 것임을 재확인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FFVD 이전의 CD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던 사실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 정부는 이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까지만 해도 공동성명에서 CD 표현을 썼다.
그러나 이달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엔 "우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포기'를 촉구한다"는 문장이 들어가면서 2018년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사라졌던 북한 비핵화에 관한 '검증'과 '불가역성'에 대한 수식어가 부활했다.
'CVIA',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포기'(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Abandonment)' 표현은 2006년 10월 북한의 제1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제1718호에서도 쓰였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 등이 참여하는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해당 표현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안보리 결의 준수를 대북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선 "CVIA의 A에 북한의 자발적 핵 포기를 위한 '설득'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면 CVID엔 '강제로라도 북핵을 폐기토록 하겠다'는 미국 측의 의지가 투영돼 있다"는 등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측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CVID 표현을 되살린 데는 그만큼 "비핵화 조치에 대한 검증과 불가역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와 관련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15일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확실히 준수토록 하면서 '세심하게 조율된 실용적인' 대북정책을 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ys417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