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속…중·러, 약한고리 '한국 흔들기'

전문가 "중러, 美 '약한 고리'로 한국 지목 가능성"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 (현지시간) 구이린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 특히 중러 양국이 한국을 '약한 고리'라고 판단해 초반 '흔들기'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미국 국무·국방의 일본, 한국 방문이 있은 직후인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양측은 서로 양보없는 '대치전'만 펼치다 공동성명문 없이 '빈손'으로 자리를 떴다.

미중 간 '외교 빅이벤트'가 끝난 후 곧이어 중러 외교장관회담이 지난 22일 열렸다. 자국 정상을 각각 '독재자'와 '살인자'라고 칭한 미국을 향해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에서다. 중러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대미 공동 대응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중러 양국 외교장관은 "국제사회가 미국이 최근 몇 년 간의 행위로 세계 평화·발전에 초래한 피해를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또한 일방적인 횡포와 타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와 중에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한도 예정돼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3일 저녁 한국을 방문한다. 오는 25일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러 외교장관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러가 추구하는 대미 공동 전략의 일면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 동맹 강화 등을 기치로 동북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어, 이에 대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외교 대리전' 차원에서 중국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미국 주도의 대중전략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도록 우회적인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러는 (미중패권 경쟁 속) 한국 외교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보면서도, 동시에 미국의 약한 고리로 여기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국제사회의 구도·질서 설정 초기인 만큼 한국을 흔들면 자신들이 더 유리한 입장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북한 간 관계 강화 조짐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중국이 북한을 대미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는데 최근 관련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구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북중관계의 긴밀한 발전을 다짐했다.

김 총비서는 "북중관계를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강화·발전시키고 우의와 단합으로 사회주의를 진전시키자는 게 나와 노동당과 북한 인민들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했고, 시 주석은 "중국과 북한의 우정은 양국을 이끄는 당과 국민 모두에게 소중한 재산"이라고 화답했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고착화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드라이브를 걸고자 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전개 양상이다.

박 교수는 "우리 정부 입장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정부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 되는 걸 막기 위해 최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해 왔지만 최근 상황은 한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영이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