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사 "한국은 방역선진국…빠른 백신접종 비결 전수할 것"
백신 비싸게 사고, 디지털화 의료시스템, 미접종자 여가생활 제한
- 박재우 기자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가 한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선진국이라고 평가하면서 이스라엘 정부가 빠른 백신 접종의 노하우를 적극 전수하겠다고 밝혔다.
토르 대사는 8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와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인구(약 900만명)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백신 접종 국가가 됐다. 16세 이상 접종 가능자들의 75%가 1차 접종을 완료했고, 5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이스라엘은 4월 말까지 16세 이상 인구 전체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진다. 집단면역을 달성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뉴스1은 이날 토르 대사와 이스라엘의 빠른 백신 노하우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토르 대사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발 빠른 백신 접종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수와 영토 크기 △이스라엘 정부의 백신 확보 적극성 △백신 회사들의 시험무대 등의 요인으로 빠르게 접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비용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화이자 측에 2회 접종분 당 59달러(약 6만7000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불한 39달러 보다 20달러 많은 금액이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와 백신회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토르 대사에 따르면 미국 백신 제조업체 화이자와 모더나는 이스라엘의 선진 의료시스템을 활용해 백신 접종이 효과적일지 시험해보고 싶어했다.
토르 대사는 이러한 노력에도 백신 반대론자들에 물리적으로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없었다면서 백신 미 접종시 쇼핑몰, 영화관 출입 금지 등 여가 생활에 제한을 두는 정책도 펼쳤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스라엘 코로나19 초기 및 지금까지의 대응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달랐나?
첫번째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국경을 막고 록다운(폐쇄) 조치를 시행했다.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초기에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차 집단감염, 3차 집단감염을 통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서구의 다른 나라들보다 방역을 잘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확진자 수가 있었다. 반면 한국은 방역 선진국으로서 초기 대응을 잘했다.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져 백신 선진국으로 알려져있다. 4월에는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전 세계에서 백신을 가장 빨리 접종하고 있는 국가 1위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 국민 중 백신을 맞을 자격이 있는 16세 이상의 국민들의 75%가 1차 접종을 했다. 40~50% 정도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4월까지 모든 대상자들에 대한 접종을 완료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인구가 900만명이고 영토가 상대적으로 작다. 백신을 중앙냉장보관시설로 가져와 모든 지역으로 빠르게 이송하고 48시간 이내에 보급할 수 있었다.
둘째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성 때문이다. 우리가 초기에 백신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은 백신의 원래 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었다. 셋째 백신 회사들도 이스라엘에 관심이 있었다. 이스라엘의 의료 시스템은 매우 디지털화 돼 있는데 백신 회사들도 효율적인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해 먼저 시험해보고 싶었던 점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접종하게 할 수 있었던 노하우는?
아무리 백신을 확보하고 빨리 보급한다고 하더라도 백신 반대자들이 있기 마련이다.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헌법 문구가 없는 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면 쇼핑몰 방문, 스포츠 행사·영화 관람 등 여가생활을 제한하겠다는 발표를 해 효과적일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을 위해 긍정적인인 인센티브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고 이스라엘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현재 이스라엘이 사용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사의 백신 뿐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대한 부작용과 백신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몇몇 작은 부작용들이 있었다.
-이스라엘 정부가 한국 정부에 도움을 주고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는가?
지난주 이스라엘 정부는 서울시와 백신과 관련 공동 온라인 세미나를 했다. 우리 측에선 요아브 키쉬 이스라엘 보건부 차관과 이스라엘 정부 코로나19 자문위원장인 랜 디 발리커 벤구리온 대학교 교수(감염병학)가 참여해 많은 의견을 나눴다.
이 말고도 많은 좋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내가 신임 대사로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을 때 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빠른 백신 접종을 축하한다고 했다. 또 두 나라가 서로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대사관은 현재 한국의 질병관리청(KDCA)에 연락을 취했다. 앞으로 어떻게 한국의 백신 접종을 도울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jaewo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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