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주무르는 손]③'지한파' 자누지·한국계 정 박

자누지, 2008년 대선 한반도 팀장…'박은식 증손녀' 스타우트
'한국계' 정 박, 정보기관 출신…北정권 분석 전문가

편집자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의 외교안보 자문 그룹은 2000명이 넘는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바이든 행정부 첫 국무장관과 국방장관 물망에 각각 올라 있는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55)과 미셸 플로노이(60) 전 국방차관이다. 포린폴리시가 '바이든 충성집단'으로 분류한 앤터니 블링컨(58) 전 국무부 부장관, 일라이 래트너(43) 신미국안보센터(CNAS) 부소장, 제이크 설리번(44)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도 주목할 인물이다. 지한파로 알려진 바이든 보좌관 출신 프랭크 자누지(56) 맨스필드재단 대표, 정 박(46)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있다. 입각이나 백악관 입성 여부와는 관계없이 '최고 한국통' 커트 캠벨(63)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바이든 절친' 토마스 도닐론 전 국가안보보좌관(65) 등 시니어 그룹이 있다. 이들 중 한반도 정책에 영향력을 미칠 인물들을 ①행정관료 ②최측근 참모 ③지한파 ④시니어그룹 순으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프랭크 자누지(Frank Jannuzi) 맨스필드 재단 회장(뒷줄 맨 왼쪽). (국회 제공) 2019.3.22/뉴스1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조 바이든 당선인의 참모 중 대표적인 '지한파'는 프랭크 자누지(56) 맨스필드재단 대표와 정 박(46)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가 있다.

자누지 대표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후 국무부에서 8년간 동아시아 분석임무를 맡았다. 이후 1997년부터 16년간 미 상원 외교위원회 아시아 태평양 전문위원을 지내는 등 20년 넘게 아시아 현안을 다뤘다.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외교위원장에 선출된 2001년부터 12년 간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바이든 당선자를 보좌하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 2008년 대선 때에는 오바마 캠프에서 한반도 팀장을 맡아 북핵문제 뿐 아니라 한국과의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다.

자누지 대표는 이번 대선 직전 방한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통일부에서 강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한반도 정책을 총괄 지휘하면서 바이든 후보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자누지 대표는 방치보다는 관여를 선택해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와는 다른 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국 주도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존중하면서 인내심을 갖되 북핵문제가 더 커지기전에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일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놓고 관여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 한국 정부의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등을 위해 북한과 관여를 시도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단계별로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 ⓒ 뉴스1

한국계 북한전문가인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바이든 캠프에 비교적 늦게 합류했지만 최근 인수위원회 기관검토팀에 합류하면서 백악관 입성이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는 뉴욕에 있는 콜게이트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에서 미국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한국에서도 공부했다.

박 석좌가 인수위원회에서 맡은 역할은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국(DNI)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기관에 대한 인수인계 작업이다. 박 석좌가 2009년부터 2017년까지 DNI에서 한국 담당 부정보관, CIA에서 동아태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로 일한 경력이 인수위원회 발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7년부터는 워싱턴DC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활동했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자누지 대표와 마찬가지로 신중한 입장이며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있다. 박 석좌는 지난 5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도, 군축 협상에 나서는 것도 답은 아니다. 이는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뿐 아니라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도 나쁜 선례를 남긴다"고 했다. 그는 "결국 미국이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 방식이 제일 낫다"며 북미 대화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박 석좌는 지난 2018년에 펴낸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부상과 북핵문제를 다룬 보고서에서 북핵 해법으로 "한국·일본과 지역 공조를 강화하고,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줄을 차단하며, 사이버 능력을 키우고, (북한으로의) 정보유입을 통해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엔 '린치핀 느슨하게 하기: 한국에 대한 중국의 접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한미 동맹의 틈을 벌리려는 시도를 계속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를 분석한 '김정은 되기(Becoming Kim Jong Un)'를 펴냈다.

박 석좌가 기관검토팀에서 국방, 국무 분야가 아닌 정보 분야로 활동하게 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백악관에서 정책 보좌역할을 맡거나 CIA에서 북미협상과 관련해 물밑 작업을 담당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 석좌에 이어 바이든 전 대통령 당선으로 부상하고 인물로는 제니퍼 박 스타우트(44·한국명 박지영) 전 국무부장관 부비서실장이 있다. 자누지 대표가 최근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감으로 언급해 화제가 됐다.

자누지는 지난 17일 여시재와의 대담에서 "바이든 행정부 최고위층과 행정부 전반에 소수 인종 여성들이 대거 기용될 것"이라며 "미국 역사상 상원이 확정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자리에 여성이 앉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 인턴이었던 제니퍼 박 스타우트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상해임시정부의 2대 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의 증손녀인 그는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대학원을 졸업한 후 첫 직장으로 미 상원외교위원회에 들어가 11년간 바이든 당선인의 법률보좌관을 맡았다. 이후에는 국무부로 자리를 옮겨 법사국 상원 담당 국장, 동아태 공공외교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2012년부터 2013까지는 민간부문으로 옮겨 메트라이프 국제정부관계부사장을 역임한 후, 오바마 2기 행정부 때에는 국무부차관 비서실장, 국무장관 부비서실장을 지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 소셜미디어업체인 스냅챗 글로벌공공정책 최고책임자로 자리를 옮겼다.

birakoc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