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군대]'훈련장 소음' 탓 해외 겉도는 주한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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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아파치 가디언(AH-64E)공격헬기가 경북 포항시 장기면 수성사격장에서 연료를 채운 후 이륙하고 있다. 2020.2.13/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주한미군 전력이 해외에서 겉도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한반도 내에서 실시해오던 실사격 훈련에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다. 특히 훈련장 인근 지역주민의 소음 민원으로 훈련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회의에 패널로 참석한 자리에서 주민 민원과 관련한 주한미군 실사격 훈련 애로사항을 언급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주한미군은 '신뢰할 수 있고, 접근 가능한'(reliable, accessible) 훈련 장소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규모에 걸맞은 실사격 훈련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공전력 실사격 훈련은 대비태세를 위한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지금 그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결과적으로 실사격 훈련을 위해 한반도 밖으로 주한미군 병력이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미 공군 F-16 전투기와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가 대상이다.

그는 주한미군은 한국 국방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군 훈련장 소음 문제에 대한 지역주민의 오랜 불만을 해결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한미군은 경기도 포천의 로드리게스(영평훈련장) 등을 실사격 훈련장소로 운영하고 있다. 영평훈련장은 여의도 면적 4.5배에 달하는 1322만㎡ 규모로, 주한미군의 전차·헬기 등의 사격훈련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 밖에 경상북도 포함의 수성사격장에서도 미군 아파치 헬기 실사격 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소음, 진동, 도비탄 피해 등을 호소하는 인근 지역주민의 반발로 훈련장 사용에 애를 먹고 있다. 1년에 필요한 훈련일수를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훈련장 이용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7월 한미동맹포럼 초청강연에서도 "최근 폐쇄된 사격장, 민간 시위로 대비태세에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가 같은 자리에 있어 훈련장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갈등이 표출됐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된 주한미군 소속 A-10기가 최근 3천여㎞ 떨어진 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에서 훈련을 하고 복귀했다.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제51전투비행단 예하 25전투비행대 소속 A-10(선더볼트-Ⅱ) 대전차 공격기 6대가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괌 앤더슨 공군기지로 이동했다.이들 A-10기는 괌 앤더슨 기지에서 220여㎞ 떨어진 북마리아나제도의 훈련 공역을 왕복하며 무장투하 연습 등을 했다.(오산 주한 미 공군기지 페이스북 캡처)2020.8.25/뉴스1

실제로 주한미군은 최근 한반도 배치 전력 일부를 해외에 파견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산 공군기지 기지에 배치된 A-10 대전차 공격기 6대가 지난달 중순 괌 앤더슨 기지로 이동해 실사격과 무장투하 등 비행능력 훈련을 한 것이다.

주한미군 측의 불만이 이어지자 결국 한미 군당국은 이달 9일과 11일 진행된 18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통해 '연합합동다목적실사격훈련장' 공동연구 진전을 검토하고 향후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국방부는 "양측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필수적인 훈련시설과 여타 핵심 작전시설들로의 접근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국방부는 훈련장 인근 지역주민에게 '소음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전국의 42개 군용비행장, 61개 군사격장 등 총 103개소를 대상으로 소음영향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영평훈련장과 수성사격장도 조사 대상이다.

군 당국은 관련 법률에 따라 오는 2022년부터 소음피해 지역주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도로 확충과 지하철 연장 등 인센티브 사업 시행을 통해 주민들의 불만을 달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성사격장에서 사격 전술 훈련을 하고 있는 미 육군 아파치 가디언(AH-64E) 공격 헬기. 2020.2.13/뉴스1 ⓒ News1

wonjun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