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한반도 문제, 대화로 풀어야"…北에 영향 미칠까

시 주석, '평화와 안정' '비핵화' '대화통한 문제 해결' 3원칙 재확인
북·중, 관계 다소 소원해졌다는 관측도…6자회담 재개 논의됐을 수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2019.12.23/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북한이 정한 연말 미국과의 협상 시한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중국에 한반도의 안정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요청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며 동북아 내 평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비공개 회담에선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화 관련해 북미 간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전했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과 이익이 일치한다"면서 "모두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를 견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데 이는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를 촉진하는 확고한 힘"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내년 1월 '새로운 길'을 천명하며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미국의 대북 압박이 다시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 3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중이 그간 양국 관계 개선을 힘써온 만큼 시 주석의 발언은 북한의 태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은 올해 1월과 6월 정상회담과 시진핑 주석의 첫 북한 국빈 방문을 통해 전통적 친선관계를 강화 발전시켰다. 특히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1월부터 10월 17일까지 중국 대표단의 방북이 6차례, 북한 대표단의 방중이 30차례나 진행됐다.

관계 개선엔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선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고,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완충지대 약화 때문에 북미 관계의 급속한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무력도발로 역내 안정을 해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특히 북한이 언급해온 '새로운 길'은 중, 러와의 협력 강화가 핵심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는 최근 '2020 전망' 브리핑에서 '새로운 길'과 관련해 "중,러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우호적 대외여건 조성 및 대미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북·중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으며 최근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9월 방북 때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과 면담하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함께 유엔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은 북한에 안정과 협력을, 북한은 대북 제재 해제를 서로 원하지만 재제 해제는 중국이 해줄 수 없다"며 북한을 "끌어안고 가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의 비공개 회담에선 한반도 주변국이 참여하는 6자 회담 재개 방안이 논의됐을 수도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완화 요구 결의안 초안에 6자회담 재개 제안도 담겼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당시 6자회담 형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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