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안보조약 폐기해야"…美, 韓에 군사적 기여 압박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 재선 도전 앞두고 '美우선주의' 분명히 할 듯
방위비 분담금 증액뿐 아니라 군사적 기여 확대 요구 거세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과의 보다 공평한 관계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최근 미·일 안보조약 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올해 한미방위비 분담 협상이 진통을 겪을 뿐 아니라 군사적 협력에서도 미국의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안보 조약에 대해 일본이 공격받게 되면 미국이 지원하도록 돼 있지만, 미국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 자위대의 지원은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방적인 조약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측근들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오키나와(沖縄) 후텐마(普天間)기지를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일본의) 토지 수탈(land-grab)'이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기지 이전에 대한 보상 요청도 언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보도된 미일 안보 동맹 검토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히면서 "미일 안보조약에 기초한 미일의 안보체제는 양국 간 동맹 관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안보 조약을 파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실제 그런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무척 낮다고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동맹국들에도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조이 야마모토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은 지난 24일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 전략포럼'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세계 방위비 분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보다 공평한 분담금을 내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마모토 과장은 이어 "재검토 작업이 끝나면, 조만간 한국과 차기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다시 시작하길 희망한다. 우리는 주한미군 주둔에 한국의 보다 많은 기여를 요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서명식에서 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한미는 지난달 10일 유효기간 1년(2019년)에 총액 1조389억원(작년 대비 8.2% 인상)의 협정안에 가서명했다. 2019.3.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한미 양국은 지난 2월 10일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된 1조389억원에 합의했다. 유효기간은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했다. 10차 SMA는 유효기간이 1년이기 때문에 한미 당국은 내년부터 적용될 협정문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올해에 시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초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비치에서 열린 유세 연설에서 "어느 나라라고 얘기하진 않겠지만, 우리(미국)가 아주 위험한 영토를 지키기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하는 한 나라가 있다"면서 "방금 우리 쪽 사람들에게 '그들이 (미군 주둔 비용의) 나머지도 내도록 요구하라'고 얘기했다. 그들은 돈을 더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돈을 더 많이 내게 될" 나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미 양국이 지난 3월 8일 10차 SMA에 공식 서명한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이제 2개월이 다 돼(Now the 2 months is up)" 분담금 증액을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미·일 안보 조약에서 미국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 자위대의 지원이 의무화돼 있지 않은 것은 일본의 헌법 때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은 미국에 대한 동맹국의 보다 강화된 군사적 기여 요구를 예고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동맹국들부터 더욱 많은 기여를 끌어내기 위해 미일안보조약에 대한 폐기 및 조정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며 "'중국때리기'에서 한국에 더 많은 기여, 한반도를 벗어난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전일 기사는 주목된다. 다만, 우리 국방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allday3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