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타깃된 롯데, 10조 이상 투자한 중국사업 철수?
10조 이상 투자한 중국사업, 사드보복으로 '흔들'
"차라리 철수하는 게 전화위복" 주장도
- 백진엽 기자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롯데그룹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부지 제공으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롯데 중국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특히 재계나 금융권에서는 롯데가 중국에서 철수하는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롯데측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중국 사업 철수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20년간 10조 이상 투자한 중국사업, 사드보복으로 '흔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드 부지 교환 결정 이후 중국에서 영업이 정지된 롯데마트 매장은 20개가 넘는다. 이후에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마트 영업정지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중 일부에 불과하다. 중국 언론들은 '롯데 때리기'에 소비자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으며, 롯데그룹 중국 홈페이지가 해킹당하고 롯데면세점 모든 사이트가 디도스(DDos)공격으로 3시간여 마비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롯데제과 요구르트 맛 사탕에서 금지된 첨가제가 적발됐다며 소각 조치했으며, '트레비' 등 롯데 제품을 파손하는 퍼포먼스를 곁들인 시위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은 롯데가 20년 넘게 공들여 온 시장이다.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해왔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식품 및 화학계열사인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도 모두 중국 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시간과 자금의 투자가 무색하게 전방위적인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사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롯데의 중국 사업 철수설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중국 사업 부진, 신동빈 회장 행보 번번이 발목잡아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된 후 일부 언론들은 관계자 멘트를 빌려 롯데가 중국 사업에서 철수를 검토한다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그룹측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펄쩍 뛰었다. 그동안 들인 공이 얼마인데 위기가 닥쳤다고 쉽게 철수를 결정하겠냐는 것이다.
롯데의 이같은 적극적인 부인에도 철수설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가 중국에서 투자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롯데가 중국에 진출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해외사업에서 각각 830억원과 1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중 80~90%가 중국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적자규모 확대는 물론 긴 시간동안 영업 자체를 할 수 없을 지경에 처할 수도 있다. 게다가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일부 중단 등 롯데그룹의 중국사업 전반에 걸친 위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는 동북부 선양에 백화점을 비롯해 테마파크, 쇼핑몰, 호텔 등 롯데의 관광·유통 노하우가 총 집결된 대형 프로젝트다.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가 중국에서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사드 보복이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번 사태 계기로 차라리 철수하는게 전화위복" 주장도
게다가 이같은 중국 사업은 번번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경영권 분쟁 당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공격한 빌미도 중국 사업의 부진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중국 사업의 부진에 대해 보고하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격노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뉴롯데'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자마자 사드 보복이라는 덫에 걸렸다. 중국 사업의 불투명성과 유커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 등으로 인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차질을 빚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금융권과 재계 일각에서는 사드 리스크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참에 적자뿐인 중국에서 철수를 해 불투명성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 중국이라는 국제 정세 속에서 사드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소비자 접점에 있는 유통업은 중국에서 한순간 무너질 수 있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보복 조치 강화로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하게 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측은 사업 철수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전부터 중국 사업 효율화를 위해 구조조정은 해 왔다"며 "사드와 관련해서는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매장을 철수하거나 하는 것은 아직 계획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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