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자회담 재개 위해 北 해야할일 안다"(종합)

中 제안한 1.5트랙 회의 "6자회담 수석대표 참가할 때 아니다"
최근 北中 6자 재개 주장에 분명한 선긋기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국내외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외교부를 찾아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약 1시간 동안 면담했다. 2013.9.10/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한미 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 6자회담 재개 문제 등 북핵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특히 이날 면담에서 최근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 의지를 밝혀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조태용 본부장은 이날 면담 직후 데이비스 대표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최근 핵보유국 선언을 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설때 가능하다는 점은 한미 뿐 아닌 다른 6자회담 당사국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본부장은 "9·19공동성명과 6자회담 과정에서 맺어진 합의들 그리고 안보리 결의 등을 볼때 북한이 해야만 하는 내용들이 분명하게 들어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핵무기를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와야하는 근본적인 결정을 해야한다는 것을 북한이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의 핵포기를 재차 촉구했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기 어려운 현실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북한은 불과 몇달전 6자회담이 사멸됐다고 선언하고 북핵관련 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현재도 북한에선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그들의 의무를 이행할 태도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대표는 그러면서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선) 북한이 진정으로 6자회담 프로세스를 통한 평화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이 6자회담 당사국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가하는 반관반민(1.5트랙) 회의를 개최하자고 6자회담 당사국들에 제의한 것과 관련해선 양국이 일단 신중한 입장에 있음을 밝혔다.

데이비스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한 학술적인 차원의 토의를 한다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데이비스 대표는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참가하는 회의를 할 수 있는 때는 아직 안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언젠가 그러한 회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길 바란다"며 고 말했다.

이는 중국측의 1.5트랙 회의 개최 자체에 대해선 수용할 여지를 남기면서도 6자회담 수석대표 참석 가능성은 부인한 것으로 양국이 실무급을 포함한 6자회담 차석대표 이하 정부 관계자를 참석시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미 양국의 이날 이같은 입장 표명은 최근 북한과 중국이 6자회담 재개 의지를 강하게 밝혀오고 있는 데 대해 일단 분명한 선을 그은 것으로 볼 수 있다.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최근 유화 무드로 전환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북핵대화를 진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이날 데이비스 대표는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면담하는 등 남은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대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11일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회동한다. 이어 12일엔 일본 도쿄에서 일측 6자회담 수석대표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면담한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