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눈 감고파"…78% 원해도 현실은 13%뿐, 자택임종 왜 어렵나

[국감브리핑] 남인순 "통합돌봄의 마지막 재택임종"
현재 변사자로 간주…숨질 때 별도의 절차 마련돼야

통합돌봄 대상 노인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자기 집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지만, 실제 자택에서 임종하는 경우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택 사망 시 경찰이 출동하는 등 복잡한 절차도 자택임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통합돌봄 대상 노인 10명 중 8명 가까이가 자기 집에서 생을 마감하기를 원하지만, 실제 자택에서 임종하는 경우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택 사망 시 경찰이 출동하는 등 복잡한 절차도 자택임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통합돌봄을 통해 'Aging In Place'(살던 데서 살아가기) 철학을 실현하려면 자택임종을 활성화해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를 분석한 결과, 통합돌봄 시범사업 대상자의 임종 희망 장소로 자택을 꼽은 비율은 78.1%로 가장 높았다. 요양시설은 11%, 병원 등 의료기관은 6.1%였다. 장기요양 돌봄 수급노인 대상 조사에서도 자택임종 희망은 67.5%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사망 장소는 정반대였다.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65~84세 사망자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숨진 비율은 81.4%였고, 자택은 12.7%에 그쳤다. 84세 이상에서도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3.2%였으며 자택 사망은 13.2%였다.

남 의원은 "통합돌봄은 질병 예방부터 생애말기까지 통합적인 협력체계 안에서 추진돼야 한다. 죽을 때 병원이나 요양원에 가서 죽는다면 살던 곳에서의 의미가 없다. 통합돌봄의 완결은 '자택임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자택임종을 지원할 돌봄 서비스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자택임종을 지원할 의료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 의원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서울 은평구의 통합돌봄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은평구는 올해 특화사업으로 자택임종을 포함한 생애말기 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이때 현장 재택의료 의사는 남 의원에게 "임종기가 다가오면 방문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지만, 충분한 수가가 부족하고, 24시간 대응이나 야간·새벽 임종 때 의료진이 출동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망진단과 변사 처리 과정에서도 절차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현행법상 자택 사망과 의료기관 사망을 구분하지 않아 별도 절차가 없다"면서 "자택 사망자는 변사자로 간주해 경찰이 출동하고 현장 검시 등을 거쳐야 해 병원보다 사망판정과 장례절차가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가족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집에서 평온하게 숨을 거두더라도 경찰이 출동하고 사망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의원은 "가족이 불안해하는 게 사망진단서가 안 되고 경찰이 오는 것"이라며 "24시간 시스템 없이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택임종을 활성화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24시간 대응 수가와 체계가 없고 공공의료의 역할이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자택 사망은 변사자 절차를 거치기 쉽기 때문에 가족이 병원행을 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자택임종은 의료서비스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돌봄 인력과 응급 대응, 장례 절차까지 지역사회가 함께 뒷받침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임종이 임박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도 가족이 안심하고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통합돌봄의 핵심 영역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9.22 ⓒ 뉴스1 유승관 기자

남 의원은 자택임종 활성화를 위해 △권역별 24시간 대응망 구축 △공공의료기관 야간 콜 및 재택의료센터 순번제 운영 △임종기 집중돌봄 수가 신설 △주치의가 관리하던 환자의 자택 사망 시 현장 사망진단 간소화 △개인별 지원계획에 생애말기 돌봄 항목 의무 포함 등을 제안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8월 보건복지부에 종합판정과 개인별지원계획에 말기 상태와 임종기 돌봄 필요도, 호스피스 이용 가능성, 연명의료결정 지원 필요성 등을 포함하고 생애말기에도 통합돌봄체계 안에서 존엄과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끝으로 남 의원은 "국민의 대다수가 집에서 임종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실제는 13%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통합돌봄이 마지막 순간에 국민을 병원으로 보내는 제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