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의원서 환자 숨져도 보고 의무 없다…의료분쟁 비중은 쑥
의원급 비중 2024년 33.6%→올 상반기 45.5%…지난해 증가분의 61%
이소희 "의무보고 사각지대 보완…반복 위험 발견해 재발 막아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의료분쟁 조정·중재 신청에서 의원·치과의원·한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약 40%에서 올해 상반기 45.5%로 높아졌지만 이들 기관은 사망 등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분쟁 조정·중재 신청은 총 2605건이었다. 이 가운데 의원 705건·치과의원 257건·한의원 52건 등 의원급이 1014건으로 38.9%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2062건 중 의원급이 938건으로 45.5%까지 올랐다. 의원 688건·치과의원 209건·한의원 41건으로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의원급 신청 건수의 92.5%에 도달했다.
의원급 비중은 2021년 34.0%(738건)·2022년 32.5%(666건)·2023년 34.0%(730건)·2024년 33.6%(701건)로 32~34%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38.9%로 높아졌다. 지난해 의원급 신청은 전년보다 44.7% 증가했다.
전체 신청은 2021년 2169건·2022년 2051건·2023년 2147건·2024년 2089건으로 연간 2000건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해 24.7% 늘었다. 증가한 516건 가운데 313건(60.7%)이 의원급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신청도 지난해 연간 건수의 79.2%에 달했다.
다만 의료분쟁 조정·중재 신청 건수는 의료과실이 확정된 사건 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행 환자안전법상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적용된다. 의원·치과의원·한의원은 의무보고 대상이 아니다.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의무보고 361건은 종합병원 185건·상급종합병원 94건·병원 37건·요양병원 34건·정신병원 11건이었다.
연간 의무보고는 2021년 97건에서 2022년 84건·2023년 65건·2024년 47건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49건이었다. 올해는 5월까지 19건이 접수됐다.
의원급의 사고 보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전체 환자안전사고 보고 11만 4562건 가운데 99.7%인 11만 4201건이 자율보고였으며 의원급에서도 3만 3592건이 보고됐다. 전체 자율보고의 29.4%다.
종별로는 의원이 3만 2584건으로 종합병원(3만 401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치과의원은 1004건·한의원은 4건이었다. 의원의 자율보고는 2021년 1060건에서 지난해 1만 1430건으로 늘어 지난해 전체 자율보고의 37.6%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안전사고 보고 역시 2021년 1만 3146건에서 지난해 3만 483건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월까지 1만 3722건이 접수됐다.
같은 기간 위해 정도가 '사망'으로 분류된 보고는 자율보고 640건과 의무보고 75건을 합쳐 715건이었다. 다만 제출자료에는 의료기관 종별 사망 보고 건수가 구분돼 있지 않았다. 자율보고와 의무보고는 대상과 요건도 달라 이 수치만으로 의무보고 누락 규모를 판단할 수 없다.
보고 건수는 늘고 있지만 보고에 참여한 의료기관 수와 참여율은 확인되지 않았다. 의원실이 의료기관 종별로 환자안전사고를 한 건 이상 보고한 기관 수와 보고 참여율을 요청하자 복지부는 "의료기관별 사고 보고현황 확인 곤란"이라고 답했다.
복지부는 환자안전법에 따라 보고자와 의료기관의 의사에 반해 관련 정보를 공개할 수 없고 자율보고 정보의 개인식별이 가능한 부분을 삭제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식별정보의 삭제 기한은 검증 시작일부터 14일 이내다.
의료사고 관련 민원도 축적되고 있다. 복지부 국민신문고에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의료사고 민원은 총 2380건이었다. 지난해에는 422건으로 전년 213건보다 98.1% 증가했다. 2018년 490건·2019년 446건보다는 적은 수준이며 올해는 8월까지 163건이 접수됐다.
환자안전사고 보고와 의료분쟁 신청 및 민원은 집계 대상과 기간이 달라 합산해 전체 의료사고 규모로 볼 수는 없다. 각 경로로 접수된 정보를 사고 예방에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이 의원은 "환자 입장에서는 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나 동네 의원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나 똑같은 사고"라며 "지금 체계로는 복지부가 같은 의료기관에서 반복되는 위험을 알아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 정부 대책을 따져 묻겠다"며 "사망사고는 병상 수와 관계없이 의무보고하도록 하고 복지부에 환자안전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법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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