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백신 오접종 사고…정부, QR·바코드 대조 추진
질병청, 2027년 접종자·백신 QR·바코드 대조 시스템 개선 추진
관건은 '자동등록' 넘어 오접종 실제 차단 여부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아이가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 예진표에도 체크하고 의사에게 말했어요. 그런데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다른 백신 주사를 잘못 맞았습니다."
최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 같은 내용의 '독감 백신 오접종 신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자녀가 의료기관에서 자신이 요청한 것과 다른 독감 백신을 접종받았다면서, 이후 아이에게 장염 증상이 나타났다고 호소했다.
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백신 오접종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오접종은 543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오접종은 236건으로 집계됐다.
오접종의 유형은 다양하다. 접종 대상자를 잘못 확인하거나 백신 종류·용량·접종 시기를 착각할 수 있고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투여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백신은 같은 제품이라도 제조번호(LOT)와 유효기간이 다르다. 여러 백신을 취급하는 위탁의료기관에서 실제 사용한 백신 정보를 사람이 확인하고 전산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실제 투여 제품과 전산 기록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국가예방접종 백신 품질관리 및 안전접종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백신 품질이상 신고·조사부터 유통·보관, 예방접종, 접종 후 이상반응까지 전 과정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백신 접종 이전에 환자가 맞아야 할 백신과 의료진이 실제 준비한 백신 간 일치 여부를 전산으로 한 번 더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2027년부터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QR코드와 바코드를 활용한 자동 확인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환자의 QR코드를 찍으면 과거 접종 기록과 앞으로 맞아야 할 백신을 확인하고, 의료진이 준비한 백신의 바코드를 다시 찍어 두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는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이나 잘못된 백신을 투여하는 사고를 줄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환자와 백신이 다를 경우 단순히 의료진에게 알림을 띄울지, 아예 접종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할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아울러 백신의 유효기간과 제조번호, 이전 접종 기록 등 어디까지 자동 확인할지 그 범위도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정부는 2027년부터 관련 기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개발·시험 일정과 예산, 의료기관에 시스템을 보급하는 방법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아 이 역시 남은 과제로 손꼽힌다.
일각에서는 이미 민간에서 유사한 기술이 개발돼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리얼타임메디체크가 개발한 AI(인공지능) 기반 백신안전 통합플랫폼이 있다.
이는 의료진이 접종자 정보를 확인한 뒤 실제 투여할 백신의 바코드 등을 스캔하면 백신 종류와 제조번호(LOT), 유효기간 등을 대조하는 방식이다. 잘못된 백신을 투여하기 전에 오류를 확인하고 실제 투여 백신과 전산 기록이 달라지는 오등록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관련 기술은 의료현장 실증과 상용화도 추진되고 있다. 리얼타임메디체크의 '안심예방접종통합플랫폼'은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등록됐으며, 회사는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특별자치도지부에서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AI 기반 백신 이상반응 돌봄케어 서비스 실증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시스템과 민간에서 개발된 기술의 방향이 맞닿아 있는 만큼 기존 기술을 국가 예방접종 시스템에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다만, 국가 예방접종 정보에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보안과 시스템 안정성, 전국 의료기관과의 호환성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이에 정부의 예방접종 데이터·관리체계와 민간의 현장 기술을 연계하는 민관협력이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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