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 지으면 끝?…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성패 가를 과제 수두룩
개교해도 전문의까지 최소 10년, 교수·실습병원 확보 관건
졸업생 의무복무, 배치 서투르면 공공의료 강화 목표 흔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북 남원이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소재지로 결정되면서 첫발을 뗐지만, 학교 건물을 짓는 것만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이 확보되는 게 아니다. 학생을 가르칠 교수진부터 임상실습·수련병원, 의학교육 평가인증, 졸업생 의무복무와 배치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입학생이 의사가 되고 전문의로 현장에 투입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부터 교육·수련·배치의 전 과정을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등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건복지부는 1일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논의를 거쳐 의전원 소재지를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로 확정했다. 2029년 개교한 뒤 2030년부터 신입생 100명을 대상으로 가르치며 남원의료원을 국립중앙의료원 남원병원으로 전환해 교육실습 병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국립의전원은 지역·공공의료에 필요한 의사를 양성하는 국가 교육기관(4년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학생들은 의학교육과 임상실습을 거쳐 졸업 후 일정 기간 공공의료 분야에서 복무하게 된다. 정부와 전북도는 학교 설립을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와 교육시설 확보 등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실제 의사 배출로 이어지기까지는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의학교육 평가 기준에 따라 전임 교수 112명 이상이 필요한데, 복지부는 교수·교원 계획의 경우 추가로 전문위원회를 운영하면서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수련병원이나 과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공공의료 강화라는 취지에 맞춰 추후 확정·고시한다. 남원의료원은 국립중앙의료원 남원병원으로 전환해 500병상 규모로 확대하고 공공의료 임상 교육과 지역 거점병원 기능을 강화한다.
설립 입지 결정으로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첫 관문은 넘어섰지만, 실제 공공의료 현장에 의사를 공급하려면 교육-임상실습-전공의 수련-의무복무-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간표가 관건이다. 의사로 배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전문의로 양성돼 현장에 투입되려면 수련 기간까지 추가로 필요하다. 결국 지금 설립에 착수하더라도 의전원이 목표로 하는 공공의료 인력이 실제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의전원이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교육·수련 기반 확립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의료기관과 국립중앙의료원 간 협력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과 의료계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역의 기존 병원들을 보강하고 임상 진료 환경을 갖추는 작업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국립중앙의료원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수련 체계를 어떻게 다져갈지도 과제다. 의전원이 자체 교육만으로 공공의료 전문인력을 길러내기 어려운 만큼 지방의료원과 지역 상급종합병원, 보건소 등 지역 의료기관을 교육·수련 체계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남원 설립은) 정책적으로 적절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수련은 지방의료원, 지역보건소,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실시해야 한다. 공공의료를 경험할 수 있는 지역에서 교육받고 수련하는 게 적절하다"고 전했다.
교육의 질을 국가가 어떻게 담보할지도 빼놓을 수 없다. 의전원이 국가 차원의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인 만큼 특정 지역의 단독 사업이 아니라 국가적 지원과 여러 대학·의료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졸업 이후 인력을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지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의무복무 기관을 단순히 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수요와 전문 과목별 부족 현황을 고려한 뒤 배치해야 한다. 복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의사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정착 지원책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이기도 한 조승연 강원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지역에 국가 기관을 줬다. 전북 남원의 대학이 아니라 국가 중앙 교육기관으로 봐야 한다"며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어렵게 만들어지는 국립의전원이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