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일 인슐린 3회 찌르는 12만명…연속혈당측정기 지원 늘린다
인슐린 투여 2형당뇨 등 그간 연속측정기 비급여
김윤 "부담 고려, 취약층 대상 급여화 추진돼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2형당뇨병을 앓던 18세 A군은 췌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최근 '췌도부전' 진단을 받았다. 혈당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연속혈당측정기(CGM·연속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를 이용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1형당뇨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연속혈당측정기 비용을 지원받지 못했다.
A군처럼 매일 여러 차례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가 지난해 1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최근 건강보험 지원을 중증 2형당뇨병까지 확대하기로 했지만 다회 인슐린 치료환자의 지속적인 혈당 관리 부담을 고려해 지원 범위를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3회 이상 인슐린을 투여한 당뇨병 환자는 12만 71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9만 1967명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만 8747명(31.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장애인은 2만 2946명, 차상위계층은 3334명, 19세 미만 환자는 3320명이었다.
인슐린을 투여한다고 모두 중증 당뇨병인 것은 아니다. 다만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먹는 약만으로 혈당을 조절하기 어려워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을 투여하는 환자는 식사와 운동 등에 따라 달라지는 혈당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해 치료 부담이 크다.
당뇨병은 크게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당뇨병은 면역체계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를 공격해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분비되지 않는 질환이다. 2형당뇨병은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몸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주된 특징이다.
현재 건강보험은 1형당뇨병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 등을 지원하고 재택관리 시범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수준의 혈당 관리가 필요한 2형당뇨병 환자 상당수는 그동안 연속혈당측정기 등을 전액 본인 부담으로 구입해야 했다.
손끝 채혈이 측정 당시의 혈당 수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라면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 아래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혈당의 흐름과 변동 추세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제품에 따라 짧은 간격으로 혈당 정보를 제공해 야간 저혈당 등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해 기준 하루 3회 이상 인슐린을 투여하는 2형당뇨병 환자가 약 8만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도 다회 인슐린 치료를 받는 2형당뇨병 환자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할 경우 혈당 조절에 임상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유형과 관계없이 다회 인슐린 치료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은 중요하다"며 "해외에서도 인슐린 치료환자를 중심으로 연속혈당측정기 지원 범위를 넓히는 추세인 만큼 국내에서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한국췌장장애인협회 대표도 "인슐린 분비 능력이 특정 기준에 미달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슐린 치료 필요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혈당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환자들이 지원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원 기준을 당뇨병 유형에서 실제 췌장 기능과 중증도를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건강보험 보장 1단계 혁신방안'을 의결하고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자동주입기 지원 대상을 1형당뇨병에서 중증 2형당뇨병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1·2형 구분과 관계없이 췌장장애 수준의 중증 당뇨병이나 췌장 기능이 상당 부분 저하된 췌도부전 환자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중증도 판단에는 인슐린 분비 능력을 보여주는 C-펩타이드 등이 활용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기존 1형당뇨병과 비슷한 중증도를 가진 2형당뇨병 환자 약 1만 1000명이 새로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본인부담도 낮아진다. 췌장장애 수준의 중증 환자는 당뇨병 유형과 관계없이 기준금액의 10%를 부담하고, 췌도부전 환자는 20%를 부담하는 방향이다. 재택관리 시범사업 대상도 중증 2형당뇨병까지 확대된다.
다만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을 맞는 2형당뇨병 환자가 약 8만 8000명으로 추산되는 만큼 새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의 혈당 관리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는 남은 과제다. 다회 인슐린 투여 자체가 연속혈당측정기 급여 필요성을 곧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 강도와 저혈당 위험 등을 함께 고려한 지원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복지부 관계자는 "큰 틀의 건강보험 보장 강화 로드맵 아래에서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다"며 "혁신 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중증 당뇨병 환자에게 추가 지원이 필요한 사항도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윤 의원은 "매일 반복되는 치료와 혈당 관리의 부담을 겪는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장애인과 차상위계층, 소아·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비롯해 치료 부담이 큰 환자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 확대 로드맵을 세밀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