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뒤 2㎏ 늘었다고 굶지 마세요"…체지방 아닐 수도

탄수화물·나트륨 섭취로 수분 증가…평소 식사·활동 복귀 먼저
비만약·수술도 장기 치료수단…근육량 함께 지켜야

(고려대안암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체중계 숫자가 2~3㎏ 늘었다고 무작정 굶을 필요는 없다. 단기간 늘어난 체중에는 체지방뿐 아니라 탄수화물과 나트륨 섭취에 따른 수분과 아직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무게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고려대안암병원에 따르면 명절에는 전과 갈비찜·잡채·송편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을 평소보다 자주 접하게 된다. 연휴 동안 활동량이 줄고 늦은 시간까지 음식을 먹는 등 생활방식이 달라지는 점도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명절 직후 늘어난 체중이 모두 체지방으로 쌓인 것은 아니다. 평소보다 탄수화물과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글리코겐과 수분이 증가한다. 섭취한 음식물의 무게도 체중계 숫자에 반영된다.

따라서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곧바로 식사량을 크게 줄이거나 굶기보다는 평소의 식사와 활동 패턴으로 돌아간 뒤 며칠간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명절을 앞두고 미리 살을 빼겠다며 며칠씩 굶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연휴가 끝난 뒤 ‘먹은 만큼 빼야 한다’는 생각으로 식사량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극단적인 감량과 체중 재증가가 반복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비만을 유전과 신경생물학적 요인·식습관·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재발성 질환으로 분류한다. 단순히 의지나 단기간 식이조절만으로 해결할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연휴에는 명절 음식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먹는 양과 횟수를 조절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량 덜어 천천히 먹는 방식이다. 채소와 단백질이 포함된 음식을 함께 섭취하고 전이나 튀김류·디저트는 한 번에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식사를 마친 뒤에도 대화하면서 과자와 과일·음료를 반복해 먹으면 생각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할 수 있다. 식후에는 가족과 가볍게 걷거나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해 평소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만 치료도 체중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보다 감량한 체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혈당과 혈압·이상지질혈증·지방간·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관련 동반질환을 함께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등 비만치료제를 통해 과거보다 효과적인 체중 감량할 수 있었다. 다만 치료를 중단하면 체중이 다시 증가할 수 있어 단기 감량 수단이 아닌 장기 치료계획의 하나로 활용해야 한다.

심한 비만이나 당뇨병·수면무호흡증·지방간질환 등이 동반됐다면 비만대사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체중과 영양 상태를 지속해서 관리해야 하며 치료 반응에 따라 약물치료를 추가할 수 있다.

체중 감량 과정에서는 지방뿐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도 감소할 수 있다. 체중계 숫자에만 집중하지 말고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과 신체기능을 함께 유지해야 한다.

권영근 고려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는 "명절 음식을 무조건 피하거나 많이 먹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연휴 전후로 굶는 방식의 체중 조절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며 "연휴가 끝난 뒤 평소의 식사와 활동 패턴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만은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고 끝나는 질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사질환"이라며 "필요한 경우 약물이나 수술 등 효과가 입증된 치료 방법을 개인 상태에 맞게 활용하면서 감량한 체중과 대사 건강·근육량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근 고려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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