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아빠 괜찮나"…치매는 기억력 떨어지기 20년 전 시작
치매극복의 날…추석 때 부모님 변화 살펴야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표적하는 치료도 등장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매년 9월 21일은 '치매관리법'에 따라 지정된 국내 법정기념일인 '치매극복의 날'이다. 이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가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과 같은 날로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치매 극복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치매 환자는 고령 인구 증가와 맞물려 꾸준히 늘 전망이다. 2024년 기준 국내 치매 진료환자는 약 111만 명에 달했다. 치매는 노인들에게 암보다도 두려운 질환으로 꼽히고 있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치매는 지적 능력과 사회적 활동 능력이 소실돼 일상생활의 장애를 가져온다. 치매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인지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고 행동장애가 찾아오는 특징을 보인다.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보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은 노화에 따른 건망증으로 오인되기 쉽다. 건망증은 자기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힌트를 주면 기억해 내지만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알지 못하거나 부인하고 힌트를 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는 집중력과 단기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질병을 일으키는 뇌의 변화는 이보다 훨씬 앞서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병리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Aβ) 단백질은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기 약 15~20년 전부터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다.
김나연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 뒤 시작되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 전부터 뇌 안에서 병리 변화가 진행된다. 인지기능 저하를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 여부 등을 확인해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인지기능검사와 뇌영상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아밀로이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여 있는지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질병의 원인과 진행 단계를 파악해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크게 인지기능 저하와 행동 증상을 완화하는 '증상 치료'와 질병 진행을 늦추는 '질병조절치료'로 나뉜다. 기존에는 증상 완화 치료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주요 병리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직접 표적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실제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에 쌓이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작은 아밀로이드 베타가 뭉치면서 '올리고머'와 '프로토피브릴' 등을 '플라크'라는 큰 덩어리를 형성한다. 특히 올리고머와 프로토피브릴은 뇌 안에서 이동하며 신경세포 간 연결을 손상하는 등 독성을 나타낸다고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미 형성된 플라크뿐 아니라 플라크 생성 과정의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까지 표적 하는 접근이 활용되고 있다. 항아밀로이드 베타 치료는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저하를 늦춰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치료로 뇌의 아밀로이드 베타를 크게 줄이더라도 생성과 응집 과정까지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어서 치료 후 다시 축적될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 뇌부종이나 출혈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 나타날 수 있어 일정에 맞춰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으로 관찰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항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는 이상반응을 적절히 관리하면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라면서 "아밀로이드 베타가 줄었다고 알츠하이머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꾸준한 치료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지속해서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은 평소 자주 만나지 못했던 부모님의 기억력이나 행동 변화를 살펴볼 좋은 기회"라며 "이전과 다른 변화가 반복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이어지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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