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만 주던 R&D는 옛말…임상·CMC·규제까지 함께 뛴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과제별 약점 진단해 전문가·자원 연계
연구비 지원기관서 신약개발 '동반자'로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연구비를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기존 국가 연구개발(R&D)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과정의 빈틈을 메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과제별 상황을 진단한 뒤 임상과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MC) 및 규제 분야 전문가를 연결해 후보물질이 다음 개발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18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사업단은 지원 과제를 대상으로 임상·비임상과 CMC 및 지식재산권(IP)과 규제 및 약동학·약력학(PK·PD)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등 분야별 전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약물가치평가와 글로벌 사업개발 지원도 병행한다.
초기 바이오벤처나 연구자 창업기업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실제 신약개발 경험과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비임상 자료를 확보하고도 임상 진입 전략을 세우지 못하거나 CMC 준비가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일정이 지연되기도 한다.
사업단 지원체계의 핵심은 모든 과제에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각 과제의 개발 단계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한 뒤 필요한 전문가와 자원을 연결한다.
CMC 전략이 부족한 과제에는 관련 전문가를 연결하고 FDA IND 경험이 부족한 기업에는 글로벌 규제 대응을 지원한다. 임상개발 방향이 불분명하면 적응증과 시험 설계를 점검하고 글로벌 기술이전을 준비하는 기업에는 목표제품특성(TPP)과 시장 및 경쟁환경과 데이터 패키지를 함께 살핀다.
과제 관리 기준도 '계획대로 진행됐는가'에서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로 바꾸고 있다. 경쟁약물과 연구 결과 및 규제환경이 계속 달라지는 신약개발의 특성을 반영해 새롭게 확보된 데이터를 토대로 전략을 수정하거나 보완한다.
개발 단계에 따라 점검 항목도 달라진다. 비임상 단계에서는 IND 진입에 필요한 독성과 약효 데이터 및 CMC 준비 상황을 살피고 임상 진입을 앞둔 과제는 임상시험 설계와 규제 전략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맞춤형 지원이 기업의 개발 판단과 임상 진입을 도운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기업 에임드바이오는 사업단의 ACT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아산병원 전문가로부터 ADC 예비독성시험 결과에 관한 해석과 조언을 받았다. 단순히 시험 결과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자료가 실제 개발 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전문가의 관점에서 검토한 것이다.
허남구 에임드바이오 대표는 "사업단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와 해당 후보물질을 추가 개발할 가치가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며 "개발에 대한 확신도 높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CMC 분야의 지원이 임상 진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에트노바테라퓨틱스는 개발 과정에서 CMC를 전담할 전문인력이 부족해 IND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사업단의 CMC 컨설팅을 통해 기존 자료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과 규제 대응 방향을 구체적으로 점검한 뒤 IND를 재신청했고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김연희 에트노바테라퓨틱스 연구소장은 "사업단 컨설팅을 통해 기존 자료에서 부족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며 "보완이 필요한 사항과 규제기관에 대한 대응 방향도 정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사례는 기업마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성자료의 전문적 해석이 필요한 기업이 있는 반면 CMC 역량 부족으로 임상 진입이 막힌 기업도 있다.
사업단은 과제별 개발 상황과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지원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국가 R&D의 역할을 연구비 지원기관에서 신약개발의 위험을 함께 낮추는 '개발 동반자'로 넓히겠다는 취지다.
사업단 관계자는 "단순히 연구비를 지원하고 과제 결과를 기다리는 데 역할을 두지 않는다"며 "과제가 직면한 문제를 조기에 진단하고 임상과 CMC 및 규제와 IP 등 필요한 전문가와 자원을 적시에 연결해 다음 개발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지원체계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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