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미프진 처방 자체로 의료진 처벌 안받아…선택권 보장"
의료사고는 다른 의료행위와 동일한 법 적용…응급 연계체계 마련
식약처 가교임상 없이 심사…임상자료상 임신 9주까지
- 구교운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장성희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임신중지 의약품을 처방한 의료진이 처방 자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는 정부 입장을 밝혔다. 종교적 신념 등에 따라 의사가 처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업지침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지미소정' 도입 이후 의료진의 법적 책임을 묻는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보호자 동의 없이 약물이 처방됐을 때 의료진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를 전달하며 정부 대책을 물었다.
정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관련 처벌조항이 효력을 잃었다고 설명하며 "약의 처방 자체로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한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처방 이후 발생한 의료사고에는 다른 의료행위와 동일한 의료법상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약물 복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처방 의료기관의 관리 기준도 마련한다.
정 장관은 "중증 부작용이 우려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도 안전사용 방안에 포함할 예정"이라며 "처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거나 응급의료를 연계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안내하고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경우 의사가 처방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료계 요구에 대한 정부 입장도 물었다.
정 장관은 "의료기관이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본인의 역량 안에서 의료행위를 정하는 것이지 이를 강요하기는 어렵다"며 "응급의료가 아니라면 본인의 판단에 따라 약을 처방할지 말지를 충분히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모자보건법 개정 전이라도 의사의 선택권을 사업지침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자 정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가교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를 추진하는 데 따른 부작용 우려를 제기했다. 가교임상시험은 해외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한국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에서 추가로 시행하는 시험이다. 다만 해외 사용 경험과 임상자료가 충분하고 인종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별도의 시험 없이 해외 자료로 심사할 수 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미프진은 1988년부터 일본, 유럽, 미국 등 약 100개국에서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을 통해 '가교시험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허가상 사용 범위는 업체가 제출한 임상자료를 근거로 임신 9주까지로 검토한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이 법 개정 없이 정부가 임신중지 허용 주수를 정할 수 있는지를 문제 삼자 오 처장은 "업체가 임상자료에 따라 9주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제출했기 때문에 업체 자료를 근거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임상자료에 따라 사용 범위를 정하는 것과 모자보건법·형법에서 임신중지 허용 주수를 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미프지미소정 허가 이후 약 2년 동안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처방 의료진은 산부인과 전문의 등 특정 전문과목으로 한정하지 않고 필요한 진료 역량을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정한다.
오 처장은 "허가 일정을 딱 몇 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허가 이후 업체의 수입 절차까지 최대한 당겨 내년 1분기까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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