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가족회사 업무, 다단계로 1.5억"…건보공단·심평원 '일탈'
건보공단 직원, 가족 보험료 조회·직장가입자 신고…해임 처분
심평원선 다단계로 4년간 1.5억원…번역·택배 등 무허가 겸직도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가족회사 업무 또는 개인 블로그 홍보 활동을 하거나, 다단계·번역 등 외부 활동으로 억대 수익을 올렸다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보공단과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징계사유설명서에 따르면, 건보공단 4급 과장 A씨는 2023년 9월부터 2025년 7월까지 근무시간에 가족 명의 사업장 업무를 원격으로 처리했다.
A씨는 업무 과정에서 쌓은 보험 관련 지식을 활용해 가족의 예상 보험료를 조회하고,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가족을 직장가입자로 신고해 공단 재정에 손실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은 비위 정도가 중하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2월 A씨를 해임했다.
근무시간에 협찬받은 제품 등을 홍보한 사례도 확인됐다. 5급 직원 B씨는 2022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음식과 체험권 등을 제공받고 블로그에 홍보글 65건을 올렸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207만 7700원 상당으로, 게시물 가운데 10건은 근무시간이나 출장시간에 작성됐다. B씨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다른 직원 C씨는 사전 겸직허가 없이 스킨케어 업체 5곳에서 제품을 협찬받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보했다. 개인 유튜브를 통해 공단 관련 정보와 임직원 개인정보를 15개월 동안 노출한 사실도 확인돼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심평원에서는 10년 넘게 다단계 업체에서 활동한 직원이 적발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2013년부터 2024년까지 매월 약 20만 원어치의 물품을 구매해 업체 내 특정 직급을 유지하면서 매주 약 70만 원의 후원수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2022년 확인된 외부소득만 1억 5335만 원에 달했다.
감사원이 2019~2022년 국세청 외부소득 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심평원 직원의 겸직 위반 사례는 1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 직원은 독일어 번역 등으로 21개 기관에서 총 1억626만 6649원을 받았다. 외부 요양기관에서 84차례 약을 조제하고 1358만 원을 받은 사례와 논문 작성, 과제물 채점, 시험 감독, 택배 배달 등의 외부활동도 확인됐다.
건보공단은 모든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임직원 윤리 및 행동강령'을 두고 있으며, 직위를 이용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부당한 이익을 얻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평원 행동강령 역시 임직원이 직무에 전념하도록 근무시간 중 승인 없는 사적 외출 등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직위를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직무 과정에서 얻은 중요 정보를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심평원은 올해 행동강령을 개정하면서 공직기강 확립을 개정 이유 중 하나로 제시하기도 했다.
허 의원은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가족회사를 경영하고 블로그에 홍보글을 올리는 데다 다단계 활동까지 한 것은 심각한 공직기강 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무시간과 직무지식을 사익 추구에 이용하는 행위는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며 "겸직 허가 여부와 근무시간 중 영리활동을 철저히 점검해 복무관리 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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