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1형 당뇨 앓는 형제·자매 있으면 발병률 10배 이상"

질병청, 국내 소아청소년 936명 분석 결과 발표
쌍둥이 42.9% 동반 발생…가족 내 후발 환자, 합병증 위험 낮아

질병청 제공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1형 당뇨병을 앓는 소아청소년의 형제·자매는 일반 소아보다 1형 당뇨병이 발생할 비율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쌍둥이의 동반 발생률은 42.9%에 달해 가족력이 있는 소아청소년을 조기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진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내 발생 양상과 임상적 특징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아주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18개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 9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국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가족 내 1형 당뇨병 발생을 분석한 첫 대규모 다기관 연구다.

1형 당뇨병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의미한다.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만들어지지 않아 환자는 진단 이후 지속적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 936명 가운데 32명(3.4%)은 부모나 형제·자매 등 가족 중에도 1형 당뇨병 환자가 있었다. 부모가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경우는 1.1%였다.

특히 형제·자매 관계에서 발병 위험이 두드러졌다. 환자들의 형제·자매 779명을 분석한 결과, 23명(3.0%)에게 1형 당뇨병이 발생했다. 국내 일반 소아의 1형 당뇨병 발생률이 0.26%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쌍둥이의 경우 차이가 더욱 컸다. 쌍둥이 중 한 명이 1형 당뇨병을 앓고 있을 때 다른 한 명에게도 발생한 비율은 42.9%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족 가운데 먼저 1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으면 이후 발병한 가족 구성원의 질환을 상대적으로 일찍 발견할 가능성도 확인됐다. 가족 내 두 번째로 진단된 환자는 첫 번째 환자보다 진단 당시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았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성 합병증인 '당뇨병케토산증' 발생률도 유의미하게 낮았다.

연구진은 가족 중 먼저 진단받은 환자가 있으면 가족들이 1형 당뇨병의 증상과 위험을 이미 알고 있어 다른 가족 구성원의 질환을 보다 일찍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형 당뇨병은 혈당이 크게 오르기 전까지 질환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혈당이 높아지면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고,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인슐린이 크게 부족해지면 몸에 케톤체가 쌓이는 당뇨병케토산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이번 연구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가족, 특히 형제·자매가 고위험군임을 밝힌 국내 첫 사례"라며 "앞으로 국가 차원의 소아청소년 당뇨병 레지스트리를 구축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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