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줄었지만 갈 길 멀다…"'신청주의' 뜯어고쳐야"

정신건강 넘어 빈곤·채무까지…정부, 6차 기본계획 시동
자살예방의 날 기념…"한 명의 목숨도 포기하지 않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상담센터를 방문해 현장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해 10월 이후 자살률은 지속 감소하고 있으나 자살 위기자가 찾아오지 않으면 닿지 않는 신청주의 중심의 자살위기 대응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계획을 내놔도 한계점이 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영향을 미칠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빈곤, 채무 등 사회안전망까지 자살예방정책을 확장하는 한편 신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정부,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 조기 시행…정책 동력, 책임성 강화

정부는 당초 내년까지로 예정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마무리하고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조기 완성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오전 10시 서울 중구 재단에서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6~2030)(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목숨을 살리는 정부'를 국정목표로 지난해 9월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까지 3개월간 분야별 자살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또 지난 6월부터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통해 기존 계획을 조정·통합하고 신규 발굴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범정부 자살예방 대책 추진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뉴스1 허경 기자

자살예방기본계획은 자살예방법에 따른 법정계획으로 분야별 자살예방대책이 법정계획으로 격상되면 중앙부처의 장, 시도지사에게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 수립과 시행의무가 부여되고 매년 이를 평가하게 돼 정책 동력과 책임성을 확보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도움 요청해야 살린다는 자살예방…정부, 먼저 찾기로

지난해 자살사망자 수는 전년대비 972명(6.5%) 줄어든 1만 3900명으로 일평균 3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전년 대비 자살률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올 1~5월 자살사망자 수의 초과사망 분석 결과 통상적인 변동 범위를 넘어선 사망 감소가 일관되게 관찰되고 있다.

특히 자살동기에서 경제생활 문제 비중이 지난해 29.8%였다면 올 1~5월 26.4%로 감소하고 있다. 자살예방 대국민인식조사 결과 "자살은 노력하면 막을 수 있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2023년 61.7%에서 올해 73.2%로 11.5%p(포인트) 증가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와 자살예방센터 등의 인지도 역시 70% 수준(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인지 69.3%, 자살예방센터 등 인지 77.2%)으로 나타났다. 시급한 개선 과제로는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자살긴급대응체계가 1순위였으나, 청소년은 과반이 미디어, 온라인(51.9%)으로 답했다.

6차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맡은 전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청회에서 자살예방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발표했다. 그는 제5차 계획의 경우 법제화, 인력, 인프라 등을 대폭 확충해 '뭘 할 것인가'는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범정부 계획을 표방했음에도 사실상 단일 부처 중심의 계획 △신청주의로 찾아오지 않으면 닿지 않는 구조 △투입-산출 중심의 관리로 효과 분석의 어려움 등의 한계는 여전하다며 개선 필요성을 시사했다.

제6차 자살예방기본계획(안)의 기본방향.(보건복지부 제공)

박재우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제6차 기본계획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 과장은 제6차 계획의 핵심을 △범부처 책임성 강화 △빈곤, 채무 등 사회안전망까지 자살예방정책의 확장 △정신건강 분야의 적극적 개입 및 치료 △신청주의 극복을 통한 선제 발굴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추진전략(안)으로 △한 명의 목숨도 포기하지 않는 생명안전망 구축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정신건강 치료 강화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는 점에서 채무, 빈곤·고립, 돌봄부담 등 근본유발요인 예방 △수단·장소·미디어 등 전통적 자살예방정책 고도화를 거론했다.

아울러 △적극적 고위험군 관리를 통한 신청주의 극복 △대상자 맞춤형 자살예방전략 마련 △인공지능(AI)·데이터 활용 정책관리 고도화 △국가·지방정부 책임 강화 △민관협력 및 생명존중문화조성까지 총 9대 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백종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부위원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을 좌장으로 해 자살예방정책 사업수행기관, 학계 전문가, 유족대표 등 6명의 토론자가 기본계획(안)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으며 이후에는 현장질의응답을 통해 의견수렴이 이뤄졌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