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연 2회 신고 땐 분리 최우선…반복 신고 '가정 단위'로 판단(종합)

취학면제·유예 아동 학대 이력 공유…내년 특화쉼터 18곳 조성
사례관리 거부 가정 합동방문 요건 완화…아동 4명 소재 확인 중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연 2회 이상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는 등 재학대 우려가 있는 가정에 대해 분리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반복 신고 여부도 개별 아동이 아닌 가정 단위로 판단해 같은 가정에서 학대 신고가 이어질 경우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이뤄지도록 한다.

지난달 천안에서 반복된 학대 신고에도 분리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11세 장애아동이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동행출동 원칙을 강화하고 전담공무원 113명을 추가 충원한다.

취학의무 면제·유예 아동의 학대 이력 공유를 강화하고 장애아동·영유아 특화쉼터 18곳을 내년까지 조성한다. 연내에는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의 원인과 징후를 분석할 특별위원회도 구성한다.

반복 신고 기준 '아동→가정'…전담공무원 113명 충원

보건복지부는 2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달 6일 천안에서 11세 장애아동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해당 아동은 2021년과 2024년, 지난달 2·3일 등 네 차례 학대 신고가 접수됐지만 적기에 분리보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는 경찰과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동행출동 원칙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판단하도록 한다. 동행출동하지 못하더라도 신고 내용과 조치 결과를 신속히 공유하도록 지침을 고칠 계획이다.

연 2회 이상 신고가 접수되는 등 재학대 우려가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의 일시보호나 경찰·전담공무원의 응급조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도록 명시한다.

개정 지침은 이달부터 시행한다. 다만 아동별 상황에 따라 현장 공무원이 판단할 여지는 둔다.

복지부는 다음 주 전국 아동학대 담당 복지국장 회의를 열어 현장 적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일시보호를 위한 반복 신고 요건도 개선한다. 현재는 동일 아동에 대한 신고가 2회 이상인지 따지지만, 앞으로는 가정 내 아동을 대상으로 접수된 신고를 합산하도록 아동복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현장 대응인력은 내년 시·군·구 아동학대전담공무원 113명을 충원해 750명에서 863명으로 늘린다. 아동학대대응활동비도 내년부터 월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한다.

기존 학대피해아동쉼터를 개보수해 내년까지 장애아동·영유아 특화쉼터 18곳을 조성한다. 특화쉼터는 종사자 1명이 돌보는 아동 수를 줄이고 안전매트와 유아용 기자재 등을 갖춘다.

보건복지부 전경. (보건복지부 제공)
취학면제 아동 정보 공유…사례관리 거부 가정 합동방문 확대

교육청은 취학의무 면제·유예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점검하고, 학대 피해가 우려되면 지자체를 통해 학대 이력을 확인한다.

고위험군 아동은 반기별 경찰·지자체·아동보호전문기관 합동점검에 반드시 포함한다.

내년부터 교육·복지 정보시스템을 개선해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취학의무 면제·유예 심사에도 학대 이력을 고려하도록 한다.

오는 12월에는 전담공무원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서비스 제공 내역과 사례관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다.

사례관리를 거부하는 가정에 대한 합동방문 요건도 완화한다.

과거 신고·수사 이력, 저연령·장애 등으로 자기보호가 어려운 경우, 가정방문 외에는 안전 확인이 곤란한 경우 등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하나만 해당해도 방문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양진혁 복지부 아동학대대응과장은 "사례관리를 거부한 경우 실질적인 법적 제재 조치는 현재 과태료 부과밖에는 없다"며 "사례관리는 사법적인 조치를 의도하는 게 아니라 보호자의 인식 개선과 아동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상습적인 사례관리 거부를 일시보호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학대로 판단된 보호자에게는 재학대 발생 시 아동수당 지급 대상과 계좌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고지한다.

박찬수 복지부 아동정책과장은 "판정 전에 바로 수당 지급이 정지되거나 수급을 받는 보호자가 교체되는 건 아니다"라며 "현재 지침에서도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수급자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연내에는 아동학대의심사망사건분석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망 원인과 징후를 분석하고 제도 개선에 활용한다. 부모 대상 예방교육과 재학대 가정에 대한 방문지원도 확대한다.

의료기관 진료·건강검진·예방접종 등을 받지 않은 6세 이하 아동 약 6만 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1차 조사에서는 3만 855명을 확인해 8807명에게 복지서비스를 연계하고, 아동 4명을 학대 의심으로 신고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아동 199명 중 195명의 소재는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아동 2명의 보호자가 학대 혐의로 입건됐다. 나머지 4명은 소재를 확인하고 있다.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조사는 오는 30일 마무리한다. 내년부터는 의료서비스 미이용 정보가 확인된 3~6세 가정양육 아동도 필수 점검 대상에 포함한다.

현수엽 복지부 1차관은 "이번 보완 대책은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아동학대 의심 사망 사건의 원인과 현장 대응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 개선 사항을 중심으로 마련했다"며 "앞으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강화해 촘촘한 아동보호 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