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만여 척 선박 입항 빨라진다…'위험도 중심' 검역체계 전환

질병청,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일괄승선 기준 합리화
위생증명 발급 수수료 현실화…쏠림 막고 품질 높인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이 국립여수검역소를 방문해, 승선 검역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검역조사 절차 등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방역당국이 선박 검역을 감염병 위험도 중심으로 정비하고, 선박 위생관리체계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맞춰 표준화하기 위한 '검역법 시행규칙' 개정에 나섰다. 이로써 연간 1만여 척의 선박 입항이 빨라질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검역감염병 위험도 기반으로 승선검역 기준 조정 △선박위생증명서 발급 체계의 국제 표준화 내용 등이 담긴 '검역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31일 공포한다고 밝혔다.

그간 선박 검역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검역관리지역' 선박도 선원을 교대할 때마다 일관 승선검역이 진행돼 왔다.

질병청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에볼라 같은 치명률·전파력이 높은 검역감염병 등을 중심으로 중심검역관리지역을 별도로 지정해 검역관리지역과 차등화된 집중 검역체계를 운영 중이다.

다만 이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 비해 과도한 규제승선으로, 선박 운항과 하역 지연에 따른 해운업계 불편뿐만 아니라 검역관의 해상 승선 안전사고 우려가 현장에서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주요국은 환자·사망자 발생 등이 있는 경우에만 승선검역을 진행했다. 단순 선원교대는 승선검역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다.

질병청의 1년간 해상 승선검역 중 '검역관리지역 선원교대'로 인한 검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감염병 의심환자가 확인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오는 10월 1일부터 선박 승선검역 대상에서 '검역관리지역에서 선원 교대가 있었던 경우'는 제외하기로 했다.

검역감염병 환자·사망자 발생 또는 매개체가 서식하는 경우, 선박위생증명서를 소지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 등 검역감염병 전파 위험이 큰 고위험 선박에 승선검역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이에 따라 연간 1만여 척의 저위험 선박이 서류 심사만으로 신속히 입항하게 된다.

승선 대기시간 단축으로 선박의 적기 입항·하역을 지원하고 해운업계의 대기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일본 등 주요국 기준에 맞춘 선진 검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해상 줄사다리 승선에 따른 검역관 안전사고 우려를 해소해 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번 개정은 검역조사 자체를 생략하는 게 아니라 전수 전자 서류심사로 검역조사 방식을 전환하는 조치다.

서류의 사실 확인이나 보건상태 점검을 위해 필요한 경우 현장 보건위생조사를 즉시 병행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유지한다.

서류검역 전환에 따른 사각지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말부터 일부 선박을 무작위로 선정해 승선검역을 실시하는 표본조사 방식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16년간 동결돼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었던 선박위생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10월 1일부터 현실화한다.

그동안 낮은 수수료로 인해 입항 선박 대비 발급 비율이 약 8~10%에 달해 일본 (약4%)에 비해 2배 이상 발급 신청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발생해 왔다.

이번 수수료는 해운업계의 의견 수렴과 입법예고를 거쳐 조정됐으며, 조정 이후에도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해 급격한 부담 증가를 방지했다.

또 선박 총 톤수별 수수료 부과 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총 6단계 구조로 세분화했다.

이밖에 12월 1일부터 음용수 분석 보고서 등 선박 위생과 관련된 사전 심사 서류를 질병청장이 정하도록 함으로써 선박 위생검사 절차를 표준화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서류검역 전환에 따른 사각지대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무작위 표본조사 방식의 승선검역을 함께 도입해 안전성과 신속성을 균형 있게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