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환자, 올 상반기 3조치 카드 긁었다…피부과에만 7685억

전체 카드이용액 증가분 62.7% '의료업종' 견인
미용수요 경쟁력 유지하되 치료·검진 등 키워야

30일 서울 종로구 창덕궁 약방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올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환자는 국내에서 총 3조 973억 원을 카드로 소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가운데 이용카드 수보다 카드당 의료소비 증가가 두드러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하나카드가 제공한 해외발급 카드 국내 결제데이터를 활용해 올 상반기 외국인환자의 국내 카드소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카드이용액이 3조 9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월부터 6월까지 국내 의료업종 이용이 확인된 해외발급 카드의 소비내역을 비교한 것으로 진흥원은 의료·의료외 소비 규모와 의료 소비 증가 요인, 국가·진료과별 소비 변화를 살펴봤다.

올 상반기 의료업종 카드이용액은 1조 4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6% 증가했으며, 의료외업종 이용액은 1조 6770억 원으로 16.3% 증가했다. 의료업종 증가율은 의료외업종의 약 2.4배였으며, 전체 카드이용액에서 의료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41.6%에서 45.9%로 4.3%p 상승했다.

특히 전체 카드이용액 증가분 6308억 원 중, 의료업종 증가분은 3953억 원으로 전체 증가분의 62.7%를 차지해 환자의 카드소비 확대를 의료업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업종은 결제건수가 23.8% 증가한 동시에 건당 평균 이용액도 83만 8000원에서 93만 8000원으로 늘었다.

카드결제데이터와 방한 외래객 통계가 함께 확인되는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카드이용액 상위 14개국을 분석한 결과, 의료업종 이용카드 수는 1% 증가했지만, 카드당 의료업종 평균 이용액은 30.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위 14개국의 의료업종 이용액은 7,784억 원에서 1조 231억 원으로 31.4% 증가해, 이용카드 수 확대보다 의료를 이용한 카드 한 장에서 발생한 의료소비 규모 확대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진료과별로는 피부과가 의료소비 증가를 주도했다. 올 상반기 피부과 카드이용액은 7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5% 증가했으며, 전체 의료업종 이용액의 54.1%를 차지했다. 피부과 이용액 증가분은 전체 의료업종 증가분의 64.3%를 차지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의 합계 비중은 71.6%에서 72.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내과·정형외과·치과 등 일부 치료 중심 진료과에서도 높은 증가세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환자 의료소비는 피부과 중심의 미용의료 확대와 치료 분야의 성장이 함께 나타나는 구조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소비 확대 방식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미국은 이용카드 수가 0.3% 증가했지만, 카드당 평균 이용액은 22.4% 늘어 카드당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으며, 태국은 이용카드 수가 45.2%증가한 반면 카드당 평균 이용액 증가율은 3.7%로 이용 규모 확대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의료외업종 이용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으며, 약국(+87.9%)에 이어 전자지급결제대행(PG)(+53.4%)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백화점(+22.9%), 일반의류(+21.6%), 화장품(+20.4%) 등이 증가한 반면, 면세점(-1.4%)과 가맹점 업종 분류상 항공사(-7.5%) 이용액은 감소했다.

이를 통해 의료외 소비가 모든 관광업종에서 일률적으로 증가하기보다 국내 체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쇼핑·생활·식음 등의 소비가 확대되는 한편, PG를 통한 온라인·전자결제 규모도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론 단순 이용규모뿐 아니라 소비 규모와 구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며 국가별 성장 메커니즘을 반영한 환자 유치 차별화 전략이 요구된다고 진흥원은 진단했다. 핵심 미용수요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치료·검진·장기관리 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함께 다변화할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

한동우 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외국인환자의 국내 카드소비가 의료업종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쇼핑·식음·관광 등 의료외 소비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용 규모뿐 아니라 카드당 의료소비와 국가·진료과별 소비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외국인환자 유치실적과 관광통계, 카드소비 데이터 등을 연계해 시장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지자체 의료관광 연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