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200례 달성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 반복 수술 부담 줄여
허벅지 정맥으로 인공판막 삽입…통증 적고 회복 빨라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200례 기념식. 강석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병원장(왼쪽 네번째), 최재영 소아심장과 교수(왼쪽 다섯번째).(세브란스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세브란스병원이 가슴을 열지 않고 폐동맥판막을 교체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200례를 달성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15년 3월 국내 최초로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시작한 뒤 고난도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 경험을 축적해 200례를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200번째 시술을 받은 환자는 선천성 심장질환인 팔로네징후를 앓은 38세 남성이다. 이 환자는 6세 때 수술받은 뒤 충분한 추적관찰을 받지 못한 채 지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폐동맥판막 역류가 진행됐고 우심실이 확장되면서 부정맥도 발생했다. 폐동맥판막 역류가 장기간 이어져 우심실에 부담이 쌓인 결과다. 폐동맥판막 역류는 심장에서 폐로 나간 혈액 일부가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우심실로 다시 흘러 들어오는 상태다.

의료진은 폐동맥판막 역류 정도와 우심실 확장 상태 부정맥 발생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판막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허벅지 정맥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했다.

팔로네징후는 심실중격결손과 폐동맥 협착 등 여러 심장 구조 이상이 함께 나타나는 대표적인 청색증 선천성 심장질환이다. 어린 시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폐동맥판막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평생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폐동맥판막 역류나 협착이 심해지면 적절한 시기에 판막을 교체해야 한다. 수술로 삽입한 인공판막도 시간이 지나며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추가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심장 수술을 반복하면 이전 수술로 흉곽과 심장 주변에 유착이 생겨 수술 난도가 높아진다. 출혈과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지고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회복 기간도 늘어날 수 있다.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허벅지 정맥에 카테터를 넣어 심장까지 이동시킨 뒤 기능이 떨어진 폐동맥판막 자리에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최소침습 치료다. 기존 개흉 수술보다 통증과 신체적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환자마다 심장과 폐동맥 구조가 다르고 이전 수술로 해부학적 변화가 생긴 경우가 많아 고도의 숷기와 경험이 필요하다. 시술 전 심장과 폐동맥 구조를 면밀히 평가해 적합한 판막과 삽입 위치를 정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심장과와 심장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별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전 심장 수술로 구조가 변한 고난도 환자에게도 경피적 치료를 시행하며 치료 범위를 확대해 왔다.

축적한 경험은 국내외 의료진 교육에도 활용하고 있다.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교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 지도전문의로 국내외 의료진에게 시술 경험과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최 교수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치환술은 가슴을 다시 열지 않고 판막을 교체해 반복 수술에 따른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선택지"라며 "다학제 협진을 바탕으로 환자 심장 구조와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