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공동연구팀, 양자컴퓨팅으로 심혈관 혈류 분석한다

과기정통부 연구사업 선정…2028년까지 25억원 지원
심방세동부터 적용…기존 컴퓨터와 비교해 '양자이득' 검증

정정임(왼쪽부터)·윤종찬 교수·최영 서울성모병원 교수, 안도열 서울시립대 교수, 이규한 ㈜플로우닉스 이규한 연구소장.(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서울성모병원이 양자컴퓨팅을 활용해 심혈관질환 환자의 혈류를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서울성모병원은 서울시립대·㈜플로우닉스와 구성한 공동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양자컴퓨팅 기반 양자이득 도전연구사업' 신규 과제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2년 6개월 동안 국책연구비 25억 원을 지원받는다. 양자알고리듬을 활용해 심혈관질환 전산유체역학(CFD) 분석의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조건을 규명하는 것이 목표다.

양자이득은 특정 문제를 풀 때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보다 속도와 정확도 또는 비용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양자컴퓨터로 계산에 성공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가장 효율적인 계산법과 비교해 우위가 입증돼야 한다.

전산유체역학은 컴퓨터로 혈류의 속도와 압력 등을 계산하는 기술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혈류 속도와 압력 그리고 혈관벽에 가해지는 마찰력인 벽전단응력을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계산 요소를 늘리거나 복잡한 혈관 구조와 조건을 반영하면 연산 시간이 크게 길어져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연산 과정에서 잡음과 오류가 발생하는 '잡음이 있는 중간 규모 양자컴퓨터'(NISQ)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자컴퓨터가 후보 해를 계산하고 기존 컴퓨터가 이를 보정하는 혼합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연구팀도 양자컴퓨터와 기존 컴퓨터를 함께 사용하는 변분양자알고리듬을 비롯해 계산 범위를 좁히는 크릴로프 부분공간 탐색과 측정 횟수를 줄이는 고전적 섀도 기술 그리고 양자컴퓨터의 잡음을 보정하는 오류 완화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연구는 전체 인구의 2~3%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지속성 부정맥인 심방세동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심장과 좌심방 대동맥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3차원 딥러닝 모델을 개발한 뒤 양자 기반 혈류역학 모델을 구축한다.

이후 혈류를 3차원 공간과 시간에 따라 측정하는 '4D Flow MRI'로 실제 환자 사례를 검증한다. 4D Flow MRI는 심장과 혈관을 입체적으로 촬영하면서 시간에 따른 혈류 방향과 속도까지 측정하는 영상기술이다. 일반 MRI 영상이 주로 해부학적 구조를 보여준다면 4D Flow MRI는 혈액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기존 전산유체역학 분석 대비 양자 기반 분석의 정밀도를 95%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다. 양자컴퓨터의 회로 자원과 측정 횟수 그리고 오류율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양자이득이 나타나는 조건도 수치로 제시한다.

서울성모병원은 CT 영상과 임상 경과·예후 자료를 확보하고 환자 추적과 결과 검증을 총괄한다. 서울시립대는 양자알고리듬을 개발하고 양자이득 여부를 평가하는 성능지표를 만든다. 플로우닉스는 자체 개발한 4D Flow MRI 기반 혈류 분석 자동화 플랫폼으로 양자 기반 분석의 정확도를 검증한다.

연구책임자인 윤 교수는 "계산 비용이 가장 큰 전산유체역학 해석 단계에 양자알고리듬과 오류 완화 기술을 적용해 실제 임상에서 양자이득이 나타나는 조건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향후 다른 심혈관질환은 물론 뇌혈관질환 진단과 의료기기 설계 그리고 환자의 신체 상태를 가상 공간에 구현하는 '메디컬 트윈' 기반 정밀의료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지난 2025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전환과학진흥센터의 양자컴퓨팅 챌린지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올해에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투자사 K5 글로벌이 주관하는 퀀텀 이노베이션 캐털라이저 프로그램에도 한국에서 유일하게 최종 선정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