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묶자 비급여 '다른 치료' 3배 급증…풍선효과 뚜렷
도수치료 실손보험 청구액 78%↓…신장분사치료법 급부상
의료계, 적정진료 위축 우려…비급여 관리 필요성도 거론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바뀐 지 두 달째, 신장분사치료 등 다른 비급여 실손보험 청구가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계속되고 있어 정부와 보험사 그리고 의료계 모두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정 노력이 강조되는 가운데 관리급여에 대한 위헌 소지를 지적하는 의료계 비판도 여전하다.
25일 의료계와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로 관리급여가 시행된 도수치료를 뒤로 하고 신장분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 이용이 늘고 있다. 지난달 초 7개 손보사의 8영업일간 일평균 신장분사치료 청구금액은 6월 초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청구 건수는 73.2%, 건당 청구금액은 77% 늘었다. 신장분사치료는 통증 부위 근육을 늘린 뒤 냉각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물리치료 기법이다. 건강보험 급여화 타당성을 따지기 위한 의료기술 재평가도 이뤄졌지만, 근거 불충분으로 비급여가 유지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도수치료에 관리급여가 적용돼 1회당 가격이 4만 3850원, 연간 총 15회(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예외적으로 24회까지 허용)로 제한되자, 병의원이 신장분사치료 등 비급여 진료를 병행해 수익 감소분을 보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화재는 이달 도수치료 청구금액이 일평균 1억 원으로 지난 상반기 대비 약 78% 줄었다고 소개했으며, 메리츠화재는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 이래 영수증 당 일평균 청구금액이 13만 원에서 4만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도입 전 비급여 진료비로 지난해 3월 한 달에만 1213억 원이 쓰였다. 보건복지부는 도수치료가 과잉진료, 지나친 가격 차이 등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남용되고 있다고 보고 제도 시행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에도 관리급여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체외충격파의 경우 지난달부터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자율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부위당 6회, 연간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방안이 권장되고 있다.
도수치료의 관리급여와 체외충격파의 자율 권고가 두 달째 접어든 가운데 정부와 보험사 그리고 의료계는 추이를 주시하면서도 각기 다르게 해석했다. 보험사는 풍선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봤지만, 과잉진료라는 편견 아래에 진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료계의 반론도 제기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관리급여 전환 이후 유사 비급여 항목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을 면밀히 점검하고 허위 또는 둔갑 청구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현장 점검과 행정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한 고위관계자 역시 "관리급여 적용에 따른 도수치료 이용량을 살펴보는 동시에 신장분사, 체외충격파로의 풍선효과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병의원 진료 행태와 실손보험 청구 추이를 더 지켜본 뒤 관리급여 추가 적용 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도수치료 횟수 제한으로 다른 치료가 당연히 늘 수 있는데 이를 '풍선효과'로 규정해선 안 된다. 보험사의 악의적 시각이라고 생각한다"며 "최소 3~6개월의 데이터와 보험사의 손해율·청구액을 토대로 관리급여를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획일적인 횟수 제한으로 적정 진료가 위축되고, 환자 치료권은 침해될 수 있다며 "과잉 청구는 실손보험 제도 안에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의사단체는 관리급여의 근거가 되는 시행령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거나, 준비하는 상황이다.
환자단체와 시민단체는 그동안 도수치료가 과잉진료 등 의료적 필요도를 넘어 남용됐던 점은 분명 바로잡아야 했었다며 비급여 진료에 대한 정부의 관리는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도수치료 하나만 관리해선 풍선효과를 막을 수 없다며 "건강보험료 청구와 비급여 보고제도를 연계하는 한편, 실손보험 청구 데이터까지 활용해 종합적으로 파악·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또한 "정부가 특정 비급여를 금지, 제한하거나 관리를 강화할 때는 해당 비급여만 규제할 게 아니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비급여가 생기거나 다른 비급여 이용이 확대되는 '풍선효과'까지 함께 예상하고 대비하는 게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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