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나노플라스틱에 망막세포 손상…SIRT1 활성화하자 완화

고대 구로병원 연구팀, 사람 망막세포·쥐 망막으로 실험
활성산소·세포 노화 줄고 항산화 효소 회복…"후속 연구 필요"

송종석(왼쪽부터), 김우진 고려대구로병원 안과 교수, 김동현 고려대안암병원 안과 교수, 강리아, 박준봉, 김옥교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원(고려대구로병원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망막세포의 항산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세포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포 스트레스 조절 단백질인 'SIRT1'을 활성화하자 이 같은 손상 반응이 줄어 새로운 망막 보호 연구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송종석 안과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망막색소상피세포와 쥐의 망막을 이용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망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는 김우진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와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 및 강리아·박준봉·김옥교 고려대 의과대학 연구원이 참여했다.

망막색소상피세포는 빛을 감지하는 시세포 바깥쪽에 위치해 시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포가 손상되면 망막 기능과 시력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지름 약 2마이크로미터(㎛)의 미세플라스틱과 50나노미터(㎚)의 나노플라스틱을 사람 망막색소상피세포에 농도와 시간을 달리해 노출했다. 이후 세포 생존율과 활성산소 발생량 및 항산화 효소와 SIRT1 발현량 및 세포 노화 정도를 측정했다.

쥐의 눈 속 유리체에도 플라스틱 입자를 주입하고 7일 뒤 망막조직에서 나타난 변화를 확인했다.

1마이크로미터는 1000분의 1㎜이고 1나노미터는 100만분의 1㎜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5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플라스틱은 2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보다 지름이 약 40분의 1로 작다.

실험 결과 미세·나노플라스틱의 농도가 높고 노출시간이 길수록 살아 있는 망막세포가 감소했다. 세포를 손상하는 활성산소와 노화된 세포는 늘어난 반면 세포의포의 스트레스 대응을 돕는 SIRT1과 활성산소를 줄이는 항산화 효소인 SOD1·SOD2·CAT는 감소했다.

세포실험에서는 입자가 작은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많은 활성산소와 세포 노화를 일으켰다.

연구팀은 이어 SIRT1을 활성화하는 실험용 물질인 'SRT1720'을 함께 투여했다. 그 결과 활성산소와 세포 노화가 줄었고 감소했던 항산화 효소도 회복됐다. 보호 효과는 사람 망막세포와 쥐의 망막조직에서 모두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나노플라스틱이 SIRT1과 항산화 기능을 억제해 망막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SIRT1을 활성화하면 이러한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배양한 사람 망막세포와 쥐의 눈에 플라스틱 입자를 직접 노출해 진행한 전임상 연구다. 일상적인 미세·나노플라스틱 노출이 사람의 망막에 동일한 손상을 일으키는지와 SIRT1 활성화 물질을 실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지는 후속 연구로 확인해야 한다.

송 교수는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망막세포의 스트레스 대응 능력과 항산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세포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SIRT1을 활성화했을 때 손상 반응이 줄어든 만큼 환경 유해물질로 인한 망막 손상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치료 연구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나노플라스틱의 장기·반복 노출이 망막과 시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확인하고 SIRT1을 활용한 망막 보호 전략이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폴리스티렌 미세·나노플라스틱 노출로 인한 망막 손상에서 SIRT1 활성화의 보호 효과'라는 제목으로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