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들 힘내십시오"…500만 원 놓고간 경남 '익명 천사'
국화 한 송이와 위로의 손편지만 두고 떠나
사랑의열매 "2017년부터 나눔…누적 7.6억"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집중호우로 인해서 희생된 분께 삼가 조의를 표하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망연자실할 수재민께 위로를 드리며 빠른 복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작은 성의지만 성금 모금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힘내십시오. 2026년 8월 어느날.(경남의 익명 기부자)"
경남의 한 익명 기부자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재민을 돕는 일에 써달라"며 성금 500만 원을 두고 갔다. '어느날'이라는 표현을 밝힌 이 익명 기부자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나눔을 실천했다고 한다. 누적 기부금만 7억 6000여만 원에 달한다.
24일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경남 사랑의열매 사무국 앞에는 현금 500만 원과 국화 한 송이, 손편지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었다. 기부자는 사전에 사무국으로 전화를 걸어 "사무국 앞에 박스를 두고 갑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손편지에는 이번 집중호우로 희생된 이들을 애도하고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마음이 담겼다. 기부자는 "수재민께 위로를 드리며 빠른 복구가 이뤄지길 바란다. 작은 성의지만 성금 모금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힘내십시오"라고 밝혔다.
편지 말미에는 이름이나 정확한 날짜 대신 '2026년 8월 어느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느날이라는 표현은 이 기부자가 매번 남기는 특징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국화 한 송이와 손편지를 함께 전하며 나눔을 이어왔다.
특히 이번 기부는 지난달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해 500만 원을 전달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뤄졌다. 당시에도 기부자는 경남 사랑의열매 사무국 앞에 현금 500만 원과 국화 한 송이, 손편지가 담긴 상자를 남기고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2017년부터 연말·연시 희망나눔캠페인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꾸준히 성금을 보내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이어온 나눔은 이번 기부를 포함해 누적 7억 6천여만 원에 이른다.
박은덕 경남 사랑의열매 사무처장은 "기록적인 호우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피해 주민들을 먼저 생각해 주신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부자의 소중한 뜻이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와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에 잘 전달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수 임영웅도 이날 소속사 물고기뮤직과 함께 팬클럽 '영웅시대' 이름으로 총 2억 원의 성금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남부지역 이재민의 긴급 구호와 임시 주거 지원, 피해 복구와 일상 회복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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