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지났는데 폭염특보…입추 이후 온열질환자 작년보다 14%↑

7~22일 환자 700명·사망 8명…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명 많아
밤사이 도심·해안 열대야…오늘 낮 최고 36도·체감 35도 안팎

서울 전역에 폭염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23일)가 지났지만, 무더위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입추 이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고 추정 사망자는 1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24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입추인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7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3명보다 87명(14.2%) 많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8명으로 지난해 1명보다 7명 늘었다.

올해 전체 감시 기간인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22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360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34명보다 331명(8.4%) 적었다. 그러나 입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올해 환자가 지난해를 웃돈다.

입추 전후 나타난 극한 폭염이 환자 발생을 끌어올렸다. 기상청 관측자료를 보면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 6일 37.9도에 이어 입추 당일인 7일 38도까지 올랐다. 이날 평균기온은 33.1도였고 밤사이 최저기온도 28.6도에 머물렀다.

입추 당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39명으로 올해 하루 발생 규모 가운데 가장 많았다. 사망자도 하루 동안 3명 발생했다. 다음 날인 8일에도 온열질환자 160명과 사망자 5명이 신고됐다. 입추 이후 발생한 사망자 8명은 모두 이틀 사이에 집중됐다.

기온이 내려가자 환자 수도 빠르게 감소했다. 서울 최고기온이 8일 36.8도에서 9일 31.6도로 떨어지면서 전국 온열질환자도 160명에서 30명으로 줄었다. 12~18일에는 하루 환자가 6~18명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무더위는 다시 고개를 들자 전국 온열질환자는 19일 42명으로 늘었고 20일 39명, 21일 30명, 22일 24명이 추가됐다.

지역별로는 남부지방에 환자가 집중됐다. 지난 20일 발생한 환자 39명 가운데 울산이 11명 경남이 10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1일에도 경남에서 전국 환자 30명 가운데 10명이 발생했다. 22일에는 경남 7명과 전남광주 5명, 전북 5명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환자가 나왔다.

절기상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인 23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낮 최고기온은 30.4~36.0도로 평년 26.7~30.3도를 크게 웃돌았다. 밤사이에도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24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표된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31~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최고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3도 안팎을 보이고 일부 경기 남부와 남부지방에서는 35도 안팎까지 오를 전망이다.

일부 내륙에 소나기가 내리지만, 더위를 충분히 식히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는 동안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가더라도 비가 그친 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시 기온이 오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낮 기온뿐 아니라 밤사이 이어지는 열대야도 신체 부담을 키운다. 올해 6월 1일부터 입추 당일까지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13.7일로 197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같은 기간 기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2일보다 3.5일 많았다.

열대야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밤에도 체온을 충분히 낮추지 못하면 피로가 누적되고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기상청은 최근 10년간 폭염이 과거보다 일찍 시작하고 열대야는 늦게 끝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10년간 평균 폭염일수는 18.3일로 1973~1982년 8.3일의 2.2배였다. 열대야 일수도 같은 기간 4.1일에서 12.2일로 3배 늘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온열질환은 절기와 관계없이 실제 기온과 체감온도가 높을 때 발생할 수 있다"며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에서는 한낮 야외활동과 농작업을 피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충분히 쉬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