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리두기 교훈삼아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 제정

사회대응 개념부터 정립해 기준, 절차 확립
질병청장 "과학적 근거, 형평성 기반 대응"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질병관리청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난 코로나19 유행 당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시설 운영 조정 등은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기여했지만 교육·돌봄·생계·경제활동과 취약계층에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위기가 닥쳤을 때 사회대응 조치를 보다 합리적으로 일관되게 시행하고 국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원칙, 수준, 의사결정, 사후 평가 방법을 담은 '감염병 위기 사회대응 매뉴얼'을 제정했다.

18일 질병청에 따르면 이 매뉴얼은 지난 2월 감사원의 '코로나19 대응실태 진단 및 분석' 성과감사 결과와 6월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마련됐다. 코로나19 대응 경험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매뉴얼, 국내외 연구, 관계 부처·지자체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시설 운영 조정 등은 감염 확산을 줄이는 데 기여했지만, 유행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로도 증가와 교육·돌봄·생계·경제활동과 취약계층에 의도치 않은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

질병청은 감염병 위기에 사회대응 조치를 보다 합리적이고 일관되게 시행하는 한편 국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대응'의 개념과 필요성을 명확히 하며 감염병 위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체계화했다.

구체적으로 매뉴얼은 사회대응 수단을 △마스크 착용·손 위생 등 개인보호 조치 △환기·공기정화·표면 청소·소독 등 환경 조치 △인원·밀도 관리, 이동 관련 조치, 행사·시설의 활동 및 운영 조정 등 사회적 조치로 구분했다.

사회적 조치에는 인원제한, 거리두기 같은 접촉 밀도관리와 교통 차단, 지역 간 이동 제한, 출입통제 등 이동제한이 포함됐다. 증상이 나타날 때 외출자제·재택, 집합 제한·금지, 시설 운영 시간과 이용방식 조정 등 활동 및 운영조정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조치 단계는 권고, 권고 강화, 제한, 금지의 4단계로 구성해 조치의 수준을 구분했다. 감염병 특성과 유행 상황에 따라 지역·시설·대상별 위험과 여건, 보호·지원 방안을 함께 고려해 사회대응 수단과 적용 범위강도를 최적화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치는 전파 양상과 중증도, 의료대응 역량뿐 아니라 기대 효과와 국민생활·경제·교육·돌봄에 미치는 영향, 취약계층에 대한 형평성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 접촉이나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경우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 시행하고 필수서비스 유지와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검토하도록 했다.

조치를 시행한 뒤에는 방역 효과뿐 아니라 교육·돌봄·경제활동과 취약계층에 미친 영향, 조치 이행도와 국민 수용성을 관계 부처·지자체 자료를 통해 점검한다. 점검 결과는 조치의 유지·강화·완화·해제와 매뉴얼 개정에 반영한다.

이를 위해 평시부터 관계 부처·지자체·전문기관 간 협조체계와 자료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담당자 교육과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또 국내외 최신 근거와 실제 대응 경험을 반영해 상황 변화에 맞춰 내용을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는 '살아있는 매뉴얼'(Living Manual) 방식으로 운영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감염병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국민의 일상과 취약계층을 함께 보호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며 "다음 감염병 위기에는 과학적 근거와 형평성에 기반한 정교하고 실행 가능한 사회대응이 이뤄지도록 평시부터 관계 부처·지자체와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