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동안 소리 지르고 팔다리 휘두른다…'이 병' 의심, MRI 당부
삼성서울병원 교수진, 신경세포 손상 확인
불필요한 정밀검사 부담 줄여 자원 효율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가운데 파킨슨병 위험이 높은 환자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선별해 낼 수 있게 됐다.
검사비가 비싼 데다 방사선 노출 부담이 있던 기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기에 앞서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주은연 신경과 교수, 김응엽·손범석 영상의학과 교수와 함께 김재림 세종충남대병원 교수팀이 이같이 연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뇌 영상과 행동'(Brain Imaging and Behavior) 최근호에 게재됐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잠을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꿈속 행동을 실제로 하는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약 0.5%~1%가 렘수면행동장애를 겪는다고 추정된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주로 확인되며 상당수 환자가 50세 이후의 남성으로 전해진다.
파킨슨병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어서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게 치료와 추적관찰의 중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현재 파킨슨병 위험을 평가하는 가장 대표적인 검사로는 도파민 운반체(DaT) PET검사가 사용된다.
그러나 검사 비용이 많이 들고 시행 기관이 많지 않은 데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만큼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신경멜라닌 민감 MRI에 주목했다.
신경멜라닌은 도파민 신경세포 안에 존재하는 색소로,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함께 감소한다.
MRI에서 신경멜라닌의 양과 신호 강도를 분석하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 정도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활용됐다.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66명과 건강한 대조군 30명을 대상으로 신경멜라닌 민감 MRI를 시행했다.
이후 환자를 도파민 PET 검사 결과에 따라 이상 소견이 있는 군(37명)과 정상군(29명)으로 나눠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도파민 PET 이상 소견이 있는 환자에게서만 MRI상 신경멜라닌 부피와 신호 강도가 뚜렷하게 감소했다.
반면 PET 결과가 정상인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과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가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을 반영해 정밀검사가 필요한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신경멜라닌 민감 MRI가 도파민 PET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든 환자에게 정밀검사를 시행하기보다 MRI로 고위험 환자를 먼저 선별한 뒤 필요한 환자에게서만 PET를 시행하는 새로운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이 실제 진료에 적용된다면 불필요한 검사 부담은 줄이고, 정밀평가가 꼭 필요한 환자에게 의료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손범석 교수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는 방사선 노출 걱정 없이 반복 검사가 가능하고 기존 뇌MRI 검사와도 함께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응엽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가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주은연 교수는 "환자마다 질병 진행 위험이 다른 만큼 앞으로 개별 위험도에 맞춰 검사와 추적관찰을 달리하는 맞춤형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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