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달래려 마신 술, 우울증 위험 높인다…"건강만 나빠질 뿐"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교수팀 직장인 대상 연구
음주 대신 안전하게 스트레스 회복할 대책 찾을 때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충격적 사건 또는 트라우마를 겪은 뒤 마음의 고통을 잊으려 마신 술이 우울증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뇌의 회복력을 떨어뜨려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약화하고, 우울 증상을 심화시킨다는 원리다.
7일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은 전상원·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 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에서 정신건강검진을 받은 직장인 8432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요인과 음주, 우울 증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을 교통사고·범죄·안전사고 등 예상치 못한 사건, 질병, 대인관계 갈등,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구분한 뒤 음주 수준과 연령 그리고 우울 증상과의 연관성을 검증했다.
음주 수준은 음주 여부와 음주량, 알코올 의존 경향 등으로 판단했으며 우울 증상은 우울척도 검사(CES-D)로 측정했다. 그 결과 여러 스트레스 요인 중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경험했을 때 음주 수준에 따른 우울 위험이 가장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소 음주량이 많거나 알코올 의존 경향이 높을수록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우울 증상이 훨씬 더 악화했다. 스트레스에 즉각 대처하려 마시는 술이 우울 증상을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전상원 교수는 "심리적 고통을 달래기 위해 마시는 술이 단기적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완화하는 것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뇌의 신경생물학적 회복력을 저하하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약화해 결국 우울 증상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준 교수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은 이들은 건강한 스트레스 관리 체계, 상담, 조기 음주 프로그램 개입 등 음주 대신 안전하게 스트레스를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뇌 과학'(Brain 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질병관리청의 음주 관련 건강행태 심층 분석 결과 지난해 성인 10명 중 6명은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3명은 폭음, 1명은 고위험 음주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의존 위험이 높은 고위험 음주율은 여성의 경우 30대 이상 전 연령에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음과 고위험 음주는 각종 질환과 손상은 물론, 알코올 의존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이는 만큼 금주 또는 절주할 필요가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관련기관에서 성별·연령별 음주 특성을 반영한 지역 맞춤형 음주 예방·관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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