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음식도, 아이도 빨리 탈난다…소아장염 '탈수' 주의보

영유아 수분조절 능력 미숙…소변 줄고 축 처지면 진료받아야
경구수분보충액 조금씩 자주…주스·탄산·이온음료 피해야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AI 제작)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소아 장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으로 음식이 쉽게 변질돼 세균성 장염 위험이 커지는 데다 설사와 구토에 땀 배출까지 겹치면 영유아에게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고려대구로병원에 따르면 장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또는 오염된 음식물로 위장관에 염증이 생겨 설사와 구토 복통 발열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소아 장염의 기본적인 원인과 증상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영유아에서는 로타바이러스나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비교적 흔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처럼 여러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빠르게 퍼질 수 있다.

영유아는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성인은 복통이나 메스꺼움 갈증 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영유아는 복통 대신 보채거나 잘 먹지 않고 평소보다 기운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장염 발생과 증상 악화 위험이 함께 커진다. 높은 기온에서는 음식이 쉽게 변질되고 세균이 빠르게 증식한다. 손 씻기나 음식 보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식중독이나 세균성 장염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장염에 걸린 상태에서 무더위로 땀까지 많이 흘리면 몸속 수분과 전해질이 더 빠르게 빠져나간다. 성인보다 수분 조절 능력이 미숙한 영유아는 같은 정도의 설사와 구토를 겪더라도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보호자는 아이의 소변량과 활동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반복되는 구토로 물이나 분유를 마시지 못하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 빠르게 진료받아야 한다.

고열이 계속되거나 혈변이 나오는 경우 심한 복통과 함께 아이가 축 처지거나 반응이 둔해지는 경우에도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입술이 마르고 울어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도 탈수를 의심할 수 있는 징후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아이가 물을 마실 수 있다면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이기보다 경구수분보충액을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구토 직후 많은 양을 먹이면 다시 토할 수 있어 숟가락이나 작은 컵을 이용해 소량씩 천천히 보충해야 한다.

경구수분보충액은 설사와 구토로 잃은 수분과 전해질을 함께 보충할 수 있도록 포도당과 나트륨 등의 농도를 조절한 제품이다. 일반 이온음료나 주스는 당분과 전해질 조성이 달라 경구수분보충액을 대신하기 어렵다. 당분이 많은 음료는 장으로 수분을 끌어들여 설사를 악화할 수 있다.

모유나 분유는 아이가 받아들이는 범위에서 계속 먹일 수 있다. 상태가 호전되면 평소 먹던 음식도 조금씩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당분이 많은 주스와 탄산음료 이온음료는 설사를 악화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지사제나 구토 억제제도 보호자가 임의로 먹이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는 체중이 적고 수분 손실에 취약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설사나 구토 횟수가 많지 않더라도 수유량이 줄거나 평소보다 보채고 기운이 없다면 집에서 지켜보기보다 진료받는 것이 안전하다.

장염을 예방하려면 손 위생과 음식 관리가 중요하다. 외출 뒤나 식사 전 기저귀를 교체한 뒤에는 비누를 사용해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한다. 아이가 자주 만지는 장난감과 식기 생활용품도 깨끗하게 관리하고 수건이나 컵 식기 등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조리한 뒤 가능한 한 빨리 먹여야 한다. 실온에 오래 둔 음식은 다시 데워 먹기보다 버리고 과일과 채소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리한 음식은 가급적 2시간 안에 섭취하고 냉장식품은 5도 이하 냉동식품은 영하 18도 이하에서 보관하도록 권고한다. 육류는 중심부 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어패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익혀야 한다.

이경재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여름철 소아 장염은 개인위생과 음식 관리만으로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설사와 구토가 시작되면 아이의 수분 섭취량과 소변량 활동 상태를 함께 살피고 탈수 징후가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재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고려대구로병원 제공)

ku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