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지진 피해에 써달라" 500만 원 두고간 경남 '천사'
어느날이라는 표현만 남겨…누적 7억 5000만 원
사랑의열매, 오는 31일까지 피해 복구 특별모금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베네수엘라 지진으로 희생되신 많은 분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고통 중에 있는 많은 분이 안정을 찾고 빠른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며, 매몰된 분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되길 바랍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성금 모금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경남의 익명 기부자)"
경남의 한 익명 기부자가 경남 사랑의열매에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주민을 돕는 일에 써달라"며 성금 500만 원을 두고 갔다. '어느날'이라는 표현을 밝힌 이 익명 기부자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나눔을 실천했다고 한다. 누적 기부금만 7억 5000만 원에 달한다.
14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날(13일) 오후 경남 사랑의열매에는 현금 500만 원과 국화 한 송이, 손편지가 담긴 상자가 놓여 있었다. 기부자는 사전에 사무국으로 전화를 걸어 "사무국 앞에 박스를 두고 갑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손편지에는 베네수엘라 지진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이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편지에는 "매몰된 분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되길 바란다. 작은 정성이지만 성금 모금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편지 말미에는 '2026년 7월 어느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느날'이라는 표현은 이 기부자가 매번 남기는 특징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국화 한 송이와 손편지를 함께 전하며 나눔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익명의 기부자는 지난 2017년부터 연말연시 희망나눔캠페인을 비롯해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가장 먼저 나눔을 실천해 왔다. 이번 500만 원 기부를 포함한 누적 기부금은 약 7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이 기부자는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사고 △2020년 코로나19 △2022년 강원·경북 산불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2025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올해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 피해 지원 등 국내외 재난 현장마다 성금을 보내왔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어려운 이웃을 가장 먼저 생각하며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부자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성금은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긴급구호와 생필품·의료 지원, 임시 대피시설 운영, 피해 복구 등 인도적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랑의열매는 오는 31일까지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 지원 특별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모금된 성금은 피해 주민들의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한 인도적 지원에 사용될 계획이다. 국민 누구나 사랑의열매 홈페이지를 통해 특별모금에 참여할 수 있다.
사랑의열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따라 1998년 11월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사랑의열매는 '나, 가족, 이웃'을 상징하며 나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자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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