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쉬어도 풀리지 않는 피로…'철분 부족' 원인일 수도
철분결핍성빈혈, 단순 피로감 넘어 두통, 수면장애, 심혈관질환 유발
남성이나 폐경 이후 발생했다면 반드시 위장관 내시경해야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빈혈은 혈액이 우리 몸 조직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부족하면 산소 전달 능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피로감과 무기력감부터 심한 경우 심혈관계 합병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
28일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빈혈은 혈액이 인체 조직의 대사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조직의 저산소증을 초래하는 상태"라며 "원인은 혈액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거나 혈액 손실이 많아지는 경우로 나눌 수 있으며 가장 흔한 것이 철분 부족에 의한 빈혈"이라고 설명했다.
철결핍성빈혈은 체내 철분이 부족해 헤모글로빈을 충분히 만들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철분은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데 필요한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몸 전체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줄어들면서 피곤함을 쉽게 느끼게 된다.
초기에는 단순히 쉽게 피곤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철분 부족이 심해지면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고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고,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손발이 차가워지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거나 손톱이 쉽게 부러지고 숟가락처럼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는 변형이 생기기도 한다.
권 교수는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은 "숨참,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피로감"이라며 "연구에 따르면 빈혈이 있는 사람은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등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빈혈을 오래 방치하면 단순히 피곤한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심장이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려 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지고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철결핍성빈혈은 가임기 여성에게 특히 흔하다. 생리로 인해 지속해서 철분이 손실되고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는 철분 요구량이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철분 부족이 발생하기 쉽다.
반면 철분 필요량이 증가하는 연령이나 상태가 아닌 남성, 폐경 이후 여성에서 철결핍성빈혈이 발견됐다면 단순히 영양 부족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위궤양이나 대장 용종, 대장암 등 위장관 출혈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위장관 출혈 여부를 대변 잠혈검사, 직장수지검사 및 위장관 내시경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혈은 혈액검사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여성은 12g/dL 미만, 남성은 13g/dL 미만이면 빈혈로 진단한다. 이후 철분 수치와 저장 철분 등을 추가로 확인해 철결핍성빈혈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위·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출혈 원인을 찾는다.
빈혈은 혈액암과도 일부 연관성이 있다. 빈혈 자체가 혈액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골수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생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권 교수는 "골수 기능 저하가 심해질 경우 백혈병 같은 혈액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방·치료법은 철분제를 복용하고 철분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철분제는 비타민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지만 커피나 녹차, 홍차, 칼슘 보충제는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복용 시간을 나누는 것이 도움된다.
평소에는 붉은 살코기와 간처럼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권 교수는 "철분이 많은 음식과 함께 철분제를 먹고, 비타민 B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도움 된다"며 "특히 과도한 음주는 비타민 B 결핍을 유발해 빈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절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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