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에 건강보험 年3.6조 투입…"환자부담 안 는다"(종합2보)

20년만에 진찰료 개편, 비수도권 등에 지역우대수가 연 4000억
검체, CT·MRI 수가 낮춰 2조 6000억 절감…역대 최대규모 조정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구조 혁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비수도권 등 의료 취약지에 연 4000억 원의 지역 우대수가를 적용하는 등 지역 필수의료에 연 3조 6000억 원의 건강보험을 집중 투입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이같은 방안이 담긴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관련 대책은 오는 12월 전후로 시행된다.

복지부는 지역 필수의료에 건보 재정이 추가 투입되더라도 국민 부담은 가중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체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의 수가 수준이 인하됨으로써 줄어든 돈을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제네릭의약품(복제약) 약가 인하와 과다 의료 이용 방지, 부정수급 관리 강화 등 향후 10년간 총 15조 원의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북 상급병원에 주던 수술 수가, 1050만 원→1702만 원

수가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서 병의원 등에 지급하는 의료서비스의 대가다. 현행 건보 수가체계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3조 6000억 원을 지역 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한다. 저보상된 분야의 수가는 상향하면서 필수진료 역할을 하는 의료기관에 더 큰 폭의 보상이 이뤄지도록 한다. 개편 주기를 기존 5~7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해, 불합리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한다.

우선 비수도권과 지역의사 의무복무 6개 수도권 진료권에는 지역 우대수가라는 이름 아래에 가산 원칙을 적용한다. 약 2700개 모든 수술·처치와 수가 10%(종합병원 이상)를, 소아중환자실 처치에 50%를 가산(상급종합병원 등)하고 모자센터의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중환자실 입원료에도 가산을 적용한다.

지역 필수의료 보상 확대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예컨대 전북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야간 동맥류절제술을 응급으로 시행한다면 기존 1050만 원이었던 수가는 지역 우대수가를 포함해 1702만 원이 된다. 아울러 인구감소지역인 84개 시군구에 소재한 종합병원, 병원, 의원 총 2249곳에는 진찰료를 5% 가산하고 종합병원, 병원은 입원료를 5% 가산 적용한다.

수가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20년 만에 상향한다. 동네 의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진찰료는 6% 올라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 재진은 4% 상향돼 1만 3370원에서 1만 3900원이 된다. 병원급 이상은 초·재진 모두 2% 올라, 상급종합병원 초진료는 2만 1440원에서 2만 1860원으로 오른다.

입원료 보상은 비용 대비 수익이 저보상돼 있는 점을 고려해 10년 이상 고정된 입원료 기본수가를 상향(일반병실 7%, 중환자실 10%)한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간호등급 S) 입원료는 현행 66만 8000원에서 79만 8000원으로, 종합병원 4인실 일반병실은 12만 7000원에서 14만 3000원으로 조정된다.

심뇌혈관 등 응급 관련 수술·시술과 암 등 중증 수술 총 1600여 가지에 수가 수준을 20% 상향한다. 휴일·야간 응급 수술 수가는 5.5배 상향되고, 마취 등 최종치료에 수반되는 행위에 대한 보상도 확대한다. 중증환자 진료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과 포괄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도 강화한다.

중증 급성기 치료를 받은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조기 재활을 한 뒤 충분히 안정된 상태에서 회복기 병원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 재활의료기관을 현행 47곳에서 66곳까지 확충한다. 기본적인 임신·분만 수가를 상향하는 것은 물론 고위험분만에 대해 가산을 적용한다. 소아 진찰료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높이고 소아 중증 처치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검체검사, MRI 등 수가 낮춰 연 2조 6000억 절감…보험료율 오를까

1999년 이후 27년 만에 전면 개편되는 검사검사 위수탁 제도는 검사료 내 위수탁기관별 보상수준을 명확화하며 구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는 190%에 달하는 비용 대비 수익 수준을 150%로 낮춰 연간 1조 7000억 원을 절감하고 CT·MRI 수가도 비용 대비 수익이 기존 200%에서 150%로 조정해 연간 7000억 원을 줄인다.

복지부는 환자 개별 상황에 따라 다르나 지역 필수의료 관련 진료비는 본인부담이 없거나 낮게 설계됐고 검체검사와 CT·MRI는 수가가 낮아져 본인 부담분도 함께 줄기 때문에 이번 개편으로 전체적인 본인 부담 진료비는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건강보험료는 일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건강보험 수가구조 혁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김명섭 기자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보험료율도 약간 인상해야할 것 같다. 건강보험 수입 확충 전략을 고민 중"이라며 "최근 반도체 기업의 고성장으로 내년에는 재정 수입이 있을 것 같고, 약가제도 개편으로 향후 10년간 총 15조 원의 지출 효율화가 가능하다. 보험료 인상으로 가지 않도록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전했다.

수가 혁신방안은 실무 준비를 거쳐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나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는 이보다 앞선 3분기부터 적용된다.

정 장관은 "지역 의료 기능을 회복하고 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수가 혁신과 함께 올해 신설되는 지역필수특별회계 지원이 더해진다면 지역과 필수의료에 활기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