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 수가 年3.6조 인상…환자부담은 안 는다(종합)

검체, CT·MRI 검사 지출 2조6000억 절감…그외 대책 병행
역대 최대규모 조정…중증수술·시술, 모자의료 보상 강화

광주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2025.9.1 ⓒ 뉴스1 박지현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보건복지부는 의료 취약지에 연 4000억 원의 지역 우대수가를 적용하는 등 지역 필수의료에 연간 3조 6000억 원의 건강보험을 집중 투자하더라도 국민 부담은 늘지 않을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검체검사와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촬영) 수가 수준이 인하됨으로써 줄어든 돈을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오는 12월부터 관련 대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일부 국민의 과다 의료 이용을 막고 건강보험 부정수급 관리를 강화하는 등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이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논의를 거쳐 '건강보험 수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인구감소지역 소재 의료기관, 동네 의원 진찰 보상 강화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 도입 이래 역대 최대 규모인 연간 3조 6000억 원의 돈을 지역 필수의료 강화에 투입한다. 우선 비수도권과 지역의사 의무복무 6개 수도권 진료권에는 건보 수가 가산 원칙을 적용한다. 이들 지역 종합병원 등에서 이뤄지는 모든 수술·처치와 야간휴일 응급에 각각 10%의 수가가 가산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논의를 거쳐 '건강보험 수가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인구감소지역인 84개 시군구에 소재한 종합병원, 병원, 의원 총 2249곳에는 진찰료를 5% 가산하고 종합병원, 병원은 입원료를 5% 가산 적용한다. 수가의 기본이 되는 진찰료 상대가치점수는 20년 만에 상향한다. 동네 의원을 처음 방문했을 때 진찰료는 6% 올라 1만 8840원에서 1만 9980원, 재진은 4% 상향돼 1만 3370원에서 1만 3900원이 된다.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는 전체 수술·시술 2700여 개 중 60%에 해당하는 1600여 개의 건강보험 수가 수준을 20% 상향한다. 심뇌혈관 등의 응급 관련 수술·시술과 암 등 중증 수술, 복합골절과 재건성형 등 난도가 높고 숙련된 인력 투입이 많은 게 대상이다. 휴일·야간 응급 수술 수가는 5.5배 상향되고, 마취 등 최종치료에 수반되는 행위에 대한 보상도 확대한다.

아울러 중증모자센터와 권역모자센터 등을 중심으로 보상을 대폭 조정하는 한편, 기본적인 임신·분만 수가를 상향하는 것은 물론 고위험분만에 대해 가산을 적용한다. 소아 진찰료 가산 연령을 8세 미만으로 높이고 소아 중증 처치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이로써 매년 모자 진료에 1000억 원, 소아 의료에 2000억 원을 각각 활용한다.

의료기관이 필수의료 기능을 하면 더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의료 공급·이용체계 혁신과 연계한 보상을 강화한다. 포괄2차병원의 지원금을 현행 연 7000억 원에서 연 9000억 원으로 2000억 원 상향한다. 이와 함께 연 5000억 원을 들여 치료 후 회복 과정과 퇴원 후 재택까지 이어지는 의료 공급·이용체계를 확립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본인부담 진료비 늘지 않을 것…지출 효율화 노력 병행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는 1999년 이후 27년 만에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그간 건강보험은 검사에 드는 비용(검사료)의 110%를 병의원에 지급한다. 병의원은 이 중 10%의 관리료를 제외한 채 100%를 검사센터에 보내는 게 원칙인 제도가 운영돼왔다. 그러나 수가의 과보상과 검사료 상호정산에 따른 할인 등 위탁검사의 처방 유인과 검사 질 저하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위·수탁 보상체계는 검사료 내 위·수탁기관별 보상수준을 명확화하며 구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편해 검사료 할인을 차단하고, 불필요한 검사 유인을 축소한다. 우선 진단검사(혈액·소변 등)는 평균 150% 이상 과보상된 수가를 낮추고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해, 조정된 검사료 내에서 위·수탁기관 역할 등에 따라 보상수준을 일정 비율로 구분한다.

환자의 개별 의료 이용 형태에 따라 본인부담이 다르지만, 현행 의료 이용을 가정할 때 전체적인 건보 재정 규모의 본인부담 진료비는 늘지 않을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했다. 매년 3조 6000억 원을 지역 필수의료에 쓰는 대신 검사 관련 수가로 2조 6000억 원을 아끼고, 그 외 지출 효율화 대책도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권병기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출입기자단에 "건보 재정이 1조원 부담하게 된다. 보험료율 인상 등 건강보험 수입 기반 확충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앞서 발표한 건보 약가인하 대책 등에 따른 효과도 감안하고 있다. 보험료를 최대한 올리지 않되 과다 의료 이용 방지, 부정수급 관리 강화 등 지출 효율화를 병행해 건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역 우대수가, 분만, 2세 미만 입원료에는 본인부담이 발생되지 않았으며 소아 외래 본인부담은 인하될뿐더러 중증환자에는 본인부담이 0~10%에만 적용되는 산정특례도 시행되고 있다. 수가 혁신방안은 실무 준비를 거쳐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모자의료센터 보상 강화는 이보다 앞선 3분기부터 적용된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