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말이 안돼"…다리 버린 인천요양병원 '불법수술·투기' 의혹

수술실 없었던 병원…복지부 "사실관계 확인 중"
"수술 필요시 환자 전원하는데 납득 어려워"

인천 재활용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는 한 요양병원이 불법 수술한 뒤 일반폐기물로 잘못 배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수술실 없는 병의원에서 수술은 불가능하다"면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의료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인천 재활용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는 한 요양병원이 불법 수술한 뒤 일반폐기물로 잘못 배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수술실 없는 병의원에서 수술은 불가능하다"면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의료계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중구의 A 요양병원은 최근 연수구 남부권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자신들이 잘못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자진 신고했다. 폐기물 처리 직원이 붕대에 감싸진 신체 일부를 일반폐기물로 오인해 재활용품과 함께 배출했다는 취지다.

신고 내용을 종합하면 이 병원이 불법으로 환자의 다리 절단 수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우선 이 병원에는 수술실이 없다. 수술실이 아닌 일반 병실, 처치실 등에서 수술을 진행하면 '불법 의료행위'로서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수술실 외 장소에서 수술 도중 상해나 중상해를 입히면 7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형법상 중상해죄가 성립되며 만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다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현재 경찰은 이 병원에서 수술이 실제 시행됐을 가능성과 의료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또 절단된 신체 일부를 잘못 버렸다는 점에서 '폐기물관리법' 위반이 의심된다. 병의원에서 의료폐기물은 2차 감염 예방 등을 위해 엄격히 관리돼야 한다. 일반폐기물과 달리 감염성, 화학성, 유해성 등이 우려돼 폐기물관리법에 전용 용기를 통한 처리 절차가 규정돼 있기도 하다.

의료폐기물이란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등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인체 조직 등 적출물, 실험동물의 사체 등과 같이 보건·환경보호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폐기물을 일컫는다.

일반 쓰레기와 섞어 버릴 수 없으며 전용 용기에 보관한 뒤 허가받은 처리업체를 거쳐 배출·처리해야 한다. 특히 폐기물 종류에 따라 반드시 소각, 매립해야 한다. 위탁 처리가 될 때는 보관기간을 초과해 보관하는 일 역시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하면 최소 50만 원의 과태료에서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예컨대,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거나 불법 매립·소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과거에도 신체 일부를 잘못 폐기해 적발된 사례가 있었다. 2010년 3월 대구의 한 병원에서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의 신체 일부가 상자에 담긴 채 병원 인근 도로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수술 집도의와 병원장, 폐기물 담당자 등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뉴스1에 "대다수 요양병원에는 수술실이 없어 수술 행위가 어떻게 이뤄졌을지 의문"이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고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내에서도 상식 밖의 일이라는 반응이다. 과거 요양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한 개원의는 "대부분의 요양병원에 수술방이 없을뿐더러 궤양, 감염, 괴사 등이 발생하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 등 치료가 필요하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보낸다"고 말했다.

이 개원의는 "어떻게 요양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을지 의문이다. 폐기 과정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나, 단순 법 위반을 넘어선 형사 범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