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아래턱 신경 찾아준다…"임플란트·사랑니 수술에 도움"

송인석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팀 연구…정확도 향상

국내 의료진이 아래턱 치아와 아랫입술의 감각을 담당하는 하치조신경의 위치와 경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턱뼈 주변 시술을 하기 전 신경 손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의료진이 아래턱 치아와 아랫입술의 감각을 담당하는 하치조신경의 위치와 경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턱뼈 주변 시술을 하기 전 신경 손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14일 고려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송인석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연구팀은 최근 치과용 3차원 엑스레이(CBCT) 영상에서 하치조신경의 위치와 경고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송 교수팀은 관련 내용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했다.

하치조신경은 아래턱 치아와 아랫입술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으로, 사랑니 발치, 임플란트, 양악수술 등에서 손상되지 않도록 수술 전 확인이 필요하다. 손상되면 아랫입술이나 턱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환자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아래턱과 입술 주변의 저림, 마취가 덜 풀린 느낌과 같은 감각 저하, 통증, 물이나 음식이 흐르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인근 치과 등을 내원해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작해야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영상 검사를 통해 신경이 어디를 지나가는지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영상 검사를 위해서는 CBCT를 활용하게 되는데 입과 턱뼈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일반 엑스레이보다 턱뼈 안쪽 구조를 볼 수 있어 아래턱 신경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하치조신경은 가늘고 길게 휘어져 있으며 사람마다 위치와 모양이 다르다. 또 의료진이 영상에서 신경을 하나하나 표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영상이 흐리거나 신경 주변 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에는 정확한 확인이 더 어렵다는 한계점이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줄이기 위해 AI 기술인 CNN과 트랜스포머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CNN은 영상에서 모양과 경계를 찾아내는 데 강점이 있으며, 트랜스포머는 떨어져 있는 부분 사이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는 데 유리하다.

연구팀은 두 기술의 장점을 결합해 가늘고 복잡하게 이어지는 신경을 보다 안정적으로 찾아내도록 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안암병원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수집한 환자 130명의 CBCT 영상이 사용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자료는 모델 개발과 내부 검증에, 고려대 구로병원 자료는 외부 검증에 활용됐다. 이를 통해 한 병원의 자료에만 맞춰진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병원과 장비 환경에서도 성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AI가 찾아낸 신경의 위치가 전문가가 직접 표시한 위치와 얼마나 잘 맞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기존 대표 인공지능 모델과 비교해 하치조신경 위치 일치도를 약 5% 개선하고, 신경 경계의 평균 오차를 최대 약 19% 줄였다.

또한 신경 경계의 평균 오차가 약 1㎜대 수준으로 나타나, 얇고 길게 이어지는 신경의 위치와 경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확인할 수 있음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의 모델은 하치조신경처럼 얇고 긴 구조가 중간에 끊이지 않고 이어지도록 분석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

향후 임플란트, 사랑니 발치, 양악수술 등 턱뼈 주변 시술 전 신경의 위치와 경로를 더 정확히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신경 손상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송인석 고려대 안암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의 정석기 치과교정과 교수와 임호경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조용원 순천향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송 교수는 "하치조신경 손상은 환자의 감각 이상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수술 전 정확한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고, 보다 안전한 치과·구강악안면 수술 환경을 만드는 데 한 걸음 다가간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정석기 치과교정과 교수와 임호경 치과·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조용원 순천향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후유증과 추가 치료 부담을 줄여 의료·사회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