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에 '이 치료'…물리치료보다 회복 속도 2배 이상 빨라

98명 대상 '약침 치료군, 통상 치료군' 나눠 1년 추적 관찰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약침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자생한방병원 Chat GPT 활용·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 치료를 할 경우 물리치료나 진통제 같은 통상 치료만 했을 때와 비교해 회복 속도가 2배 빠른 데다 통증을 감소시키고 일상 기능을 유의하게 회복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생한방병원은 이수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 연구팀이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에 대한 약침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IF=3.0)'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요추척추관협착증은 뇌에서부터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질환이다. 요통, 하지 방사통, 간헐적 신경성 파행 등을 유발하는 퇴행성 질환인데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3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먼저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 치료가 시행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은 부작용과 함께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위험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들은 보존 치료를 선호하고 그중 안전한 치료법으로 알려진 한의통합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특히 약침 치료는 정제·추출·멸균한 한약 추출물을 경혈 등 목표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 완화 및 조직 회복을 촉진한다.

그동안 만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약침 치료의 효과를 평가한 임상 연구는 있었지만,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약침 치료의 효과를 단독 치료군으로 설정해 비교한 무작위대조시험(RCT) 연구는 전무했다.

이수원 원장 연구팀은 자생한방병원의 4개 병원(강남, 대전, 부천, 해운대)과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동국대학교 분당한방병원에서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요추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신경성 파행 및 요통·다리 통증(숫자통증평가척도 NRS: 0~10)을 호소하는 19~69세 환자 98명을 약침 치료군과 통상 치료군(물리치료·진통제)으로 일대일 무작위 배정했다.

약침 치료군은 주 2회, 12주간 약침 치료를 받았으며, 통상 치료군은 동일 기간 물리치료와 필요시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53주 시점까지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세통(요통 또는 하지 방사통 중 더 심한 쪽)에서 치료를 마친 13주 차에 약침 치료군이 통상 치료군보다 2.7점 더 감소했다. 요통과 다리 통증을 각각 분석했을 때도 약침 치료군의 NRS가 통상 치료군 대비 요통에서 2.8점, 다리 통증에서 2.9점 더 낮았다. 이어 53주 차까지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

기능 개선 지표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협착증 전용 평가도구이며, 국제적으로 활용되는 취리히 파행 설문(ZCQ)과 요통 장애지수(ODI: 0~50) 등 모든 평가 변수에서 약침 치료군이 통상 치료군에 비해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파행 설문에서 약침 치료군은 통상 치료군보다 증상과 기능 영역에서 모두 더 우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증상 영역의 개선 정도는 '협착증 수술을 받고 1년이 지난 환자'들이 느끼는 회복 기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요통 장애지수(ODI) 역시 뚜렷하게 개선됐다.

비수술적 환자의 임상적 호전 기준(MCID)으로 제시되는 중등도 개선 기준과 비교했을 때, 본 연구에서 약침 치료군은 치료 후에 MCID 이상으로 감소했고, 53주 차에는 두 군의 격차가 16점 가까이 벌어져 환자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기능 회복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통상 치료군은 연구 기간 내내 회복 기준에 절반도 도달하지 못해 중앙값을 산출할 수 없었다.

아울러 통증이 처음보다 절반 이상(50%) 감소하는 데 걸리는 회복 기간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약침 치료군은 61일이었던 반면, 통상 치료군은 연구 기간 내내 회복 기준에 절반도 도달하지 못해 중앙값을 산출할 수 없었다.

즉, 약침 치료가 통상 치료에 비해 훨씬 빠르고 확실하게 통증을 감소시킨 것이다. 환자가 회복 상태에 도달하는 속도를 비교한 위험비(HR) 분석 결과에서도, 약침 치료군은 통상 치료군 대비 약 2.3배 빠른 회복 추세를 보였다.

한편 약침 치료의 안전성 또한 확인됐는데, 연구 기간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고, 그 외 발생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통상 치료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치료 직후의 통증 감소뿐 아니라 장기적인 증상 관리 효과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비수술적 치료에서 효과의 지속성이 통증 경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약침 치료가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1년 이상 지속되는 효과를 보인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수원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자생한방병원 제공)

이수원 원장은 "이번 연구가 수술 부담이 큰 고령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존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는 근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