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부족" 지적에도 암환자 비급여 면역주사 청구액 500억대
1년 새 21.2%↑…권고만 나와, 처방 제한 안 돼
지급 중단 보험사-환자 갈등…임상 재평가 시급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암 환자들이 효능·효과가 불확실한 소위 '면역주사'(면역 증강제)를 맞고 보험사에 청구한 실손보험 규모가 올 1~3월에만 500억 원을 넘어섰다. 효과가 없다고 밝혀진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를 서둘러야 환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대형 손해보험사 5곳(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면역주사 실손보험 청구액은 516억 3712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이 중 싸이모신알파1이 401억 469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비스쿰알붐 95억 3050만 원, 이뮤노시아닌 19억 5965만 원 순이었다. 면역주사는 비급여 의약품 가운데 진료비 비중이 가장 크다. 싸이모신알파1은 지난해 비급여 의약품 진료비 1위였고 비스쿰알붐이 7위를 차지했다.
암 환자에게 이 약들의 효과가 불명확하다는 게 문제다. 보건의료기술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하는 업무를 맡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해 7월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3가지 주사에 대해 "암 환자의 종양 치료와 재발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예컨대 비스쿰알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상 '항악성종양제'로 분류됐으나 여러 연구에서 생존율을 개선하고 암 재발을 막는 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없다고 확인됐다. 싸이모신알파1은 고령자가 독감 백신을 맞을 때 면역력을 높여주는 보조 요법으로 쓰인다.
이뮤노시아닌도 방광암 항암제로 허가받았지만, 보의연은 실제 효과가 없다고 평가했다. 대한암학회 역시 "항암제가 10개가 되지 않는 시절 허가된 의약품들로 해외 주요국에서도 사용하지 않는다"며 사용 자제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병의원에서는 여전히 암 환자들에게 이런 면역주사를 권하고 있다. 처방은 제한되지 않았을뿐더러 암 재발을 막는 데 필요하며, 환자의 선택권과 진료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일부 보험사는 치료 효과 근거가 부족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중단해 환자들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의료기술 재평가 결과에 반발해 보건의료연구원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결국, 최신 연구 결과 등 과학적 자료를 토대로 기존 허가된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비스쿰알붐은 1997년, 싸이모신알파1은 2000년, 이뮤노시아닌은 2002년 허가받았다. 따라서 식약처는 이 약들에 대한 임상 재평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