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다이어트 성공했는데 귀가 이상?…이관개방증 의심
이관, 필요 이상으로 열리게 되면 귀 먹먹함 느껴져
비강스프레이 등으로 치료 가능, 증상 지속 시 수술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비만치료 주사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획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급격히 체중이 줄어든 일부 환자에게서는 이관 기능 이상과 관련된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이관은 코와 귀를 연결하는 수도 파이프처럼 생긴 기관이다. 평소에는 닫혀 있으나 침을 삼킬 때 또는 하품할 때 열리면서 귀 안쪽의 중이의 압력을 조절한다. 그러나 이관이 필요 이상으로 열린 상태가 되면 자신의 목소리나 호흡음이 크게 들리는 자가 강청, 귀 먹먹함 등이 느껴진다.
김영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7일 "최근 진료 현장에서 체중 감소 이후 자기 목소리가 귀 안에서 울리거나 숨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을 접하고 있다"며 단기간 체중 변화가 크면 이관 기능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닫혀 있다가, 상황에 맞게 열리고 닫혀야 하는 이관이 항상 열려있는 상태를 '개방성 이관증(이관개방증)'이라고 한다. 물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인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개방성 이관증의 유발 요인 중 하나는 심한 체중 감량에 따른 체지방 감소다. 이관 주변에는 통로가 쉽게 열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지방 조직과 연부조직이 있는데 체중이 급감하면 이 부위의 조직 변화가 이관 개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폐결핵이나 항암치료 과정처럼 체중 감소가 뒤따를 때도 개방성 이관증이 나타날 수 있다. 뇌혈관질환, 운동신경섬유 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도 유발할 수 있으며 임신 등 호르몬 변화와 연관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 사용 후 큰 폭의 체중 감량을 경험한 환자들에게서 발생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대규모 연구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빠른 체중 감소로 인해 이관 주변의 지방과 연부 조직이 줄어드는 변화가 증상 발생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체중이 빠르게 감소하는 과정에서 이관 주변 조직 변화가 생기면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숨을 쉴 때 귀가 펄럭거리거나 자신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소개했다.
증상은 일시적으로 발생해 자연히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만성적으로 지속되며 여러 불편감을 유발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누웠을 때 증상이 완화되고 앉거나 서 있을 때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병력 청취와 고막 움직임 관찰, 이관 기능 평가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수분 섭취, 생활 습관 조절, 비강 치료, 국소 치료 또는 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런 증상이 모든 비만치료제 사용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체중 감량은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여러 대사질환 관리에 도움이 되는 만큼, 불편감이 생겼다고 해서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기보다는 처방 의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박의현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항콜린 효과가 있는 비강스프레이제를 통해 쉽게 치료가 되기도 하며, 증상이 지속된다면 환기관 삽입술이나 열린 이관에 필러, 지방, 연골 등을 주입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급격한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질환이나 근육을 위축하는 질환이 동반돼 있을 수 있으니, 증상이 지속된다면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도전한 게 아니라면 체중 급감의 원인을 찾아보는 검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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