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부모님 폐렴구균 예방접종, 한 번 점검해야 하는 이유
기저질환 있다면 더 중요…당뇨병 환자의 폐렴 위험 2~3배↑
접종했어도 혈청형 변화·면역력 감소 고려한 추가 접종 필요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5월은 각종 가족 행사로 세대 간 만남이 늘며 평소 관리 중인 혈압이나 혈당처럼 익숙한 만성질환 관리에 관한 질문은 익숙하나 정작 '예방접종' 여부는 잊을 때가 많다. 그러나 부모님이 당뇨나 심장질환이 있다면 혈압·혈당뿐만 아니라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이력도 함께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폐렴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2024년 기준)이자 호흡기 질환 사망원인 1위다. 폐렴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폐렴구균으로 혈액이나 뇌척수액 등 무균 부위에 침투할 경우 뇌수막염·균혈증 등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0년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2.5배 증가해 고령층 건강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같은 연령대의 건강한 성인보다 폐렴구균 질환 발생 위험이 더 크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폐렴 위험이 약 2~3배 높고 감염 시 예후도 더 나쁜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기저질환을 가진 폐렴구균 고위험군은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재접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제조 방식에 따라 단백접합 백신(PCV10, 13, 15, 20, 21가)과 다당질 백신(PPSV23)으로 나뉘며, 각각이 포함하는 혈청형(균의 종류)의 수는 백신마다 다르다. 이에 최근 예방 전략은 뭘, 언제 맞았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예컨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진에게 환자의 나이, 기저질환 여부, 백신 접종 이력을 입력하면 해당 환자에게 필요한 폐렴구균 백신 종류와 접종 시점을 확인할 수 있는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성인이라면 과거 백신을 맞았더라도 현재 건강 상태와 접종 이력에 따라 추가 예방이 필요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만 65세 이상 성인 △당뇨병·심장질환·만성 폐질환 등 기저질환 보유 △암·면역억제 치료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 상태 △폐렴구균 예방접종력 전무(한 번도 없음) △65세 이상 국가예방접종(PPSV23)은 완료했으나 단백접합 백신(PCV) 미접종 상태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첫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나 단백접합 백신(PCV) 추가 접종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해 보는 게 좋다.
이런 변화 배경에는 성인 폐렴구균 질환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현실이 있다. 국내 폐렴구균 예방 전략은 소아 국가예방접종(NIP)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현재 소아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97%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소아 접종의 간접효과만으로는 성인의 질환 부담을 충분히 해소하기 어렵다.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 늘어나는 이른바 '혈청형 대치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 혈청형이 성인 폐렴구균 질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성인 백신 선택지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PCV21은 성인 전용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으로, 성인에서 IPD 및 폐렴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21가지 혈청형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 중 8개는 기존 백신이 포괄하지 못했던 고유 혈청형이다. 기존 접종을 한 성인에서도 임상 연구를 통해 면역원성과 안전성이 평가된 만큼,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경우에도 재접종을 통해 추가적인 혈청형에 의한 면역을 확보할 수 있어 더욱 넓은 범위의 혈청형에 대한 예방이 가능할 수 있다.
PCV21은 19세 이상 국내 성인 IPD 원인 혈청형(2017~2019년)의 약 74%, 미국 50~64세 성인 기준(2018~2022년)으로는 약 85%에 이르는 혈청형 예방 범위를 지닌다. 현재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에서는 기존에 PCV13 혹은 PPSV23을 접종한 이력이 있는 50세 이상 성인과 19~49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PCV21 1회 추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가족 건강을 챙긴다는 것은 아픈 뒤 치료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질환 위험을 미리 점검하고, 필요한 예방 전략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관리"라며 "여러 세대가 함께 모이는 5월, 안부를 묻는 자리에 부모님의 폐렴구균 예방접종 여부도 함께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해 보는 게 가족 건강을 지키는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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