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수술 로봇으로 머리카락보다 가는 혈관 연결 성공

서울아산병원, 아태 최초 '시마니' 활용 유리피판술
직경 1㎜ 미만 혈관 정밀 봉합…환자 8일 만에 퇴원

권진근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오른쪽)가 초미세수술 로봇을 이용해 하지 림프부종 환자에게 0.4mm 정도의 가느다란 림프관을 정맥에 연결하는 림프정맥간 문합술을 시행하고 있다.(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초미세수술 로봇을 활용해 머리카락보다 가는 혈관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은 홍준표·서현석·박창식·권진근 성형외과 교수팀이 최근 초미세수술 로봇 '시마니(Symani)'를 이용해 여성 육종암 환자에게 유리피판술을 시행했다고 15일 밝혔다. 환자는 수술 후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며 8일 만에 퇴원했다.

유리피판술은 신체 다른 부위의 건강한 피부나 근육 조직을 떼어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재건수술이다. 이 과정에서 떼어낸 조직의 혈관과 환부 혈관을 정밀하게 연결하는 혈관 문합이 핵심이다.

이번 수술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직경 1㎜ 미만의 초미세혈관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로봇을 이용해 두께 0.3~0.8㎜ 수준의 동맥과 정맥을 정밀하게 봉합했다.

수술 대상은 허벅지 부위에 악성 말초신경초종이 의심돼 종양 절제술을 받은 50대 여성 환자였다. 의료진은 암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종양 주변 조직까지 광범위하게 절제했고, 이후 발생한 결손 부위를 복원하기 위해 유리피판술을 시행했다.

초미세수술은 고배율 현미경 아래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고난도 수술 분야다. 세계적으로도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전문의는 60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술자의 숙련도와 손 떨림 등에 따라 결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활용된 시마니는 재건수술과 유방·사지 재건 등에 사용되는 초미세수술 로봇이다. 의료진 손동작을 정밀하게 축소해 전달하고 손 떨림을 보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0.1~2.5㎜ 수준의 혈관과 림프관 봉합 등에 특화돼 있다.

홍준표 교수팀은 로봇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왔으며, 해당 장비는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사용 승인을 받았다. 현재 병원은 로봇을 활용한 재건수술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홍준표, 서현석, 박창식, 권진근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서울아산병원 제공)

앞서 서울아산병원은 2023년 11월 이탈리아 초미세수술 로봇 개발사 엠엠아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동물시험 등을 진행해 왔다.

병원은 앞으로 유리피판술뿐 아니라 림프관정맥문합술 등 다양한 초미세수술 분야에 로봇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현석 교수는 "로봇 초미세수술의 표준 프로토콜을 정립하고 국내외 의료진과 공유해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