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코 막히고 냄새 못 맡는다면 콧속 용종이 문제일 수도"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 삶의 질 떨어뜨려
수술 후에도 재발?…발병 원인 표적 치료법 고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가 막혀 숨쉬기 불편하고 음식 냄새조차 맡아본 지 오래됐다면 코막힘이나 비염으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를 써도 나아지지 않고, 비염 수술을 받아도 얼마 지나지 않아 증상이 돌아온다면 단순 코막힘이 아닐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일상 속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가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이다.
흔히 '축농증'으로 알려진 비부비동염은 코 주위 얼굴 뼛속 부비동 내부를 덮은 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코막힘, 콧물, 후비루, 안면 압통 등을 동반하며 12주 이상 지속될 때 만성으로 분류한다. 만성 환자의 90%는 후각·미각 소실을 경험한다. 심각한 점은 상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가스 누출을 감지할 수 없는 등 위험한 사건을 겪을 가능성이 3배 이상 높다는 데에 있다.
우울증·불안·수면장애·기억력 저하로도 발전할 수 있으며 증상이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낮 동안 집중력이 저하되는 데다 대인 관계와 사회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강 내 용종이 동반된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은 용종이 없는 경우에 비해 염증 범위가 넓고 증상도 심각해 치료가 더 복잡해진다.
비용종으로 인해 후각 소실이 더 심해지고 잦은 스테로이드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수술 후 재발의 악순환까지 더해져 환자가 떠안는 질병 부담은 상당하다. 그런데도 질환 자체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고통을 이어가는 환자가 적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대한비과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동영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뉴스1에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는 경향이 있어 초기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면서 "코의 기능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유발하는 만큼 삶의 질이 무너지지 않도록 신속하게 전문의로부터 진단받고 적절한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은 삶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데도 치료 선택지는 충분하지 않았다. 비강 스프레이나 경구 약물치료 그리고 내시경으로 비용종을 제거하는 기능적 내시경 수술이 주로 활용됐지만 이들 치료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백내장, 고혈압, 골다공증 등 부작용 위험이 따르고 수술 후에도 약 35%의 환자에서 6개월 이내 비용종이 재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반복해도 다시 나빠지는 경험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재발이 반복되는 이유는 기저의 '제2형 염증'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환자의 약 80%는 제2형 염증(IL-4·IL-13(인터루킨-4·인터루킨-13)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매개로 하는 염증 신호 체계가 비용종의 형성과 재성장을 반복적으로 유발한다. 질환의 근본 원인인 제2형 염증 기전까지 함께 조절해야 재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제2형 염증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제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2021년 국내 허가돼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던 성인 환자들에게 대안이 되고 있다. 임상 연구에서 비강 출혈과 폐색, 비용증 크기 개선과 함께 스테로이드 투여와 수술 필요성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후각 소실 증상에 대한 빠른 개선과 지속 효과도 확인됐다.
김 교수는 "비용종 동반 만성 비부비동염은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질병 부담이 커지는 만큼, 반복적인 수술에도 재발이 이어진다면 생물학적제제를 포함한 치료 옵션을 전문의와 적극적으로 상의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 만큼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정기적인 진료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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